과학계 갑론을박…꿈의 물질 '상온 초전도체' 현실로?

남궁경 2023. 8. 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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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업체 상온 초전도체 개발 논문 발표
학계 "상용화 시 10년 이상...성능 검증도 해야"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는 모습. ⓒ뉴시스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는 소식에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전세계 산업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기술 검증을 받지 못한 물질인 만큼,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기술 검증을 마치더라도 기술 상용화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퀀텀에너지 연구진들은 아카이브를 통해 세계 최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카이브 논문을 통해 납과 인회석 결정 구조인 LK-99라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고 해당 물질이 400K(약 127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LK-99 초전도체는 1기압에서 127도까지 초전도체 성질을 유지한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제로(0)'인 물질이다. 전자기기에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100%끌어올려 기기 발열을 해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어 '꿈의 물질'로 불린다.

만약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전통 제조업을 넘어 전 산업계에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해 무한 동력을 지닌 스마트폰을 만들 수도 있다. 또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내 전기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외에도 자기부상 열차와 양자컴퓨터, 핵융합장치 등 개발에도 활용가능하다. 산업계에서 상온 초전도체의 발전 가능성을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특히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개발했다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국내외 학자들이 개발에 매번 실패하던 물질이라는 점이다. 초전도체 개발이 시작된 1911년 이후 일부 연구자들이 상온 초전도체를 만들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긴 했으나, 대부분 검증에 실패하거나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났다.

이들의 논문이 논란에 휩싸인건 이와 비슷한 이유다. 퀀텀에너지연수가 논문을 공개한 아카이브는 학계 검증을 거치지 않는 논문 게재 사이트다.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자신의 논문을 올릴 수 있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 떄문에 국내외 학계에서 이들의 주장의 진위를 파악하기 자체 검증단을 꾸리고 실체파악을 하고 있다. 몇몇몇 연구진은 전날 관련 실험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은 전날 고려대 연구진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아카이브)에 공개한 LK-99 제조방법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상온 초전도체 구현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LK-99는 구리 원자가 결정구조로 침투해 납 원자를 대체함으로써 결정이 약간 변형되고, 그 과정에서 물질이 0.5% 가량 수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LK-99에 긍정적인 검증 결과를 내놨다. 이날 중국 과기일보 등에 따르면, 화중과학기술대학교재료공학부 연구팀은 전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LK-99 결정 합성에 성공해 마이스너(반자성)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 전기저항이 0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 했다. 이외에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중국 선양재료과학국가연구센터 등이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이번주 내 실험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기술 검증이 끝나더라도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검증이 끝나더라도 성능이 더 좋은 물질을 찾아내는것과 화합물을 상용화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성능 측면에서 해당 물질의 효용성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장인 최경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온에서 초전도현상을 보여 준다고 해도, 그 성능이 쓸만한지는 장담하지 못 한다"면서 "초전도선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임계온도뿐만 아니라, 임계전류, 임계자기장 값이 모두 높아야 한다. 1987년 이후 발견된 무수히 많은 고온초전도체 중 살아남은 물질은 몇 종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상용화까지 10년이 더 걸린다고 본다"면서 "검증이 끝나더라도 LK-99계열 물질 중 초전도 특성을 갖는 물질을 찾는 경쟁을 하고 화합물을 실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몇 년 이상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

산업계 한 관계자도 "전력효율이 좋아지면 많은 산업계에서 트렌드가 달라질것"면서도 "아직 검증도 안끝났기때문에 상용화 시일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 교수는 현재 LK-99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초전도 분야 연구진들과 검증위원단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이날 "이번 LK-99로 명명된 퀀텀에너지 연구소가 발표한 상온초전도체 관련해 검증을 위해 '상온초전도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한다"면서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 상온초전도체 검증을 위한 시편을 요구했다. 이들은 제공받을 시편 외에도 성균관대학교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과 고려대학교 초전도 재료 및 응용 연구실, 서울대학교 복합물질상태연구단 등에서 LK 재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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