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둔 금메달 찾아온다" 세계선수권 출사표 던진 우상혁

김효경 2023. 8. 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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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개훈련 이후 취재진을 만나 세계선수권에 대한 포부를 밝힌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뉴스1

"맡겨놨던 금메달 찾아오겠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준비를 마쳤다. 목표는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이다.

우상혁은 2일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공개 훈련을 했다. 우상혁은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을 위해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떠난다. 6일(한국시간) 열리는 독일 국내 대회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다진 뒤 17일 결전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한다.

우상혁은 2017년 런던 대회에선 25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유진 대회에선 2m35를 넘어 2위에 올랐다. 이번엔 최초로 금메달과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못 땄던, 맡겨놓은 금메달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지난해 우상혁은 금메달을 목표로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그러나 2㎝ 차이로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우상혁은 "당시엔 훈련 막바지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래서 맡겨놓은 거라고 말했다. 그 친구들이 운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상혁은 주본 해리슨(24·미국), 바르심,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의 뒤를 이어올해 세계랭킹 4위(1332점)다. 올해 기록 기준으로는 공동 6위(2m33)다. 하지만 1위 바르심(2m36)과 차이는 크지 않다. 당일 경기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세 차례 모두 바를 넘지 못해 기록을 남기지 못한 지난달 다이아몬드리그 스톡홀름 대회를 제외하면 항상 2위 안에 들었다. 보통 국제대회 우승의 기준점이 되는 2m30도 두 차례 넘었다. 연습 과정도 만족스럽다. 우상혁은 "2m30을 여러 번 넘었다. 개인최고 기록(2m35)도 여러 번 깼다. 스피드도 측정했는데 만족스럽다"고 했다.

19일 개막하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4일 독일로 떠나는 우상혁. 2일 훈련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우상혁은 독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우상혁은 "스톡홀름 대회에서 부진했는데, 자만했다. (지난 6월 정선 육상선수권에서)2m33을 넘고 나서 보상 심리가 생격서 나도 모르게 음식을 (많이)먹었다. 몸 관리가 소홀했고, 면역력도 떨어져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안좋은 상황이 겹쳤는데, 그걸 계기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상혁은 2년 전 도쿄올림픽(4위)을 계기로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했다. 그 배경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김도균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식습관을 조절하고, 꾸준히 국제대회에 나가 자신의 한계에 부딪혔다. 샐러드와 소스 뿌리지 않은 파스타만 먹고 올림픽을 준비했던 그는 "치킨이 먹고 싶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몸을 만드는 요령도 생겼다. 우상혁은 "방콕 아시아선수권 대회 때는 64㎏까지 줄였다. 덥고, 체중을 줄여 어지러웠다. 그래도 대비 훈련을 하면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다. 훈련을 조금 더 차분하게 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주간 선수촌에서 근력 운동도 하고, 음식을 체계적으로 먹어서 67㎏를 만들었다. 대회 때는 65㎏ 정도를 만들 계획이다. 몸무게도 잘 유지되고 있다. 먹방을 보며 잠들긴 하지만, 예전만큼 힘들진 않다"고 했다.

물론 웃으며 말했지만 쉬운 과정은 아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넘친다. 우상혁은 "나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편이다. 준비를 최대한 남들보다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만큼 준비했는데 못 뛸 수는 없겠다는 생각으로 운동하고, 경기에 나선다. 나보다 먹는 걸 포기했으면 우승 가져가라고 말할 정도"라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환하게 웃는 우상혁. EPA=연합뉴스

세계선수권은 19일에 개막하고, 우상혁이 출전하는 남자 높이뛰기 경기는 20일 오후 5시 35분 예선, 23일 오전 2시 55분에 결선을 치른다.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우상혁은 "요즘엔 집중 모드라 (셀러브레이션은)그때 가봐야 알 거 같다. 관중들이 '우(Woo)'라고 외쳐주는데 에너지 삼으려고 한다. 예선부터 재밌게, 신나게 점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결선은 새벽 시간이지만 많이 응원해주시면 맡겨둔 금메달을 가져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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