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실시공 국정조사 추진" vs 野 "책임 전가, 남탓 타령"

김기현 "건설 카르텔 국정조사"
여야, LH아파트 부실시공 두고 '네탓공방'
2일 오후 고위당정협의회, 관련 대책 논의

여야가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과 관련 전현 정권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정부 탓"이라며 이날 오전 긴급 간담회를 통해 진상규명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한데 이어 오후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현 정부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휴가 중인 2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부실 아파트 공사의 실태를 파악해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관계자와 관계업체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면서 "건축 이권 카르텔이 벌인 부패의 실체를 규명하고 그 배후를 철저히 가려내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정부의 감사, 수사와 별도로 진상규명 TF를 발족시켜 아파트 부실시공 사태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했다. TF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김정재 의원이 맡았다. TF는 이르면 오는 4일부터 활동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은 LH 부실시공의 배경으로 전 정부부터 비롯된 '건축 이권 카르텔'을 지목했다. 김 대표는 "이번에 드러난 ‘무량판 공법’ 부실 지하 주차장 사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불려온 '건축 이권 카르텔'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며 "배타적 사전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 및 집테크를 한 사실이 들통나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되었던 공룡조직 LH가, 건축 이권 카르텔의 '철근 누락'과 '부실시공'을 방조하기까지 한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으니,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LH가)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3불(부실 설계·시공·감리)을 묵인·방치해 왔던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당시 주택건설 분야 최고위직을 담당했던 김현미·변창흠 두 전직 장관은 차제에 자신들이 당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왜 이런 3불이 횡행했는지에 관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여당의 국정조사 추진이 '현 정부 책임론 물타기'이자 '남 탓 타령'이라고 맹공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LH 발주 '순살 아파트'와 관련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전 정부를 탓하며, 특히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윤 정부 책임론과 선을 긋겠다는 물타기 의도로 보인다. 윤 정권은 책임 전가, 남 탓 타령 이제는 그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실시공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부실시공 아파트 문제는) 국정조사보다는 비리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 검찰 수사를 하고, 특히 국토부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책임지고 정부가 원인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LH 발주 아파트의 부실시공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당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윤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한준 LH 사장 등이 자리한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