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들 “新 춘향영정 앞에선 춘향가 못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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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공개 직후부터 논란을 빚어 온 춘향 영정을 두고 국악인들이 "춘향과 전혀 다른 모습의 영정을 모시고는 춘향가를 부를 수 없다"며 다시 제작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송화자 명창은 "그림을 다시 그린다면 김현철 작가가 다시 그리도록 해야 하며, 영정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남원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찾아와 기릴 수 있는 춘향가의 고귀한 춘향 모습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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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남장 여자 같은 얼굴”
“의복은 어우동 연상시킨다” 반발
지난 5월 공개 직후부터 논란을 빚어 온 춘향 영정을 두고 국악인들이 “춘향과 전혀 다른 모습의 영정을 모시고는 춘향가를 부를 수 없다”며 다시 제작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송화자 춘향정신문화보존회 대표 등 국악인들은 지난 1일 남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춘향 영정을 다시 그려 봉안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교체된 춘향 영정은 춘향의 실제 모습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남장 여자 같은 얼굴에 40~50대의 나이 든 모습은 16세 춘향과 너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춘향가’에서 묘사된 춘향의 모습에 대해 “댕기 머리 꽃다운 이팔청춘 16세 춘향이의 그네 타는 모습을 보고 도련님이 한눈에 반했던 녹의홍상 처녀가 바로 춘향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새 춘향 영정 속 의상에 대해서는 “거대한 쪽을 어깨에 얹고 있고, 의복은 어우동을 연상시킨다”고 반발했다.
국악인들은 끝으로 “수백 년간 우리 소리꾼들과 국악인들이 뼈를 깎는 아픔을 겪으며 전수해 온 판소리 춘향가 속의 고귀한 춘향 모습으로 다시 그려 봉안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송화자 명창은 “그림을 다시 그린다면 김현철 작가가 다시 그리도록 해야 하며, 영정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남원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찾아와 기릴 수 있는 춘향가의 고귀한 춘향 모습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명서에는 신영희, 김일구 명창 등 국악인 4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남원시는 춘향사당에 봉안됐던 김은호 화백의 춘향 영정 복사본을 2020년 10월 철거했다. 화백의 생전 친일 행적을 고려한 결정이다. 김 화백이 1937년 총독부 ‘조선미전’에서 조선인 최초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력을 두고 친일 논란이 제기됐다.
새로운 춘향 영정 제작을 위해 남원시의 위탁을 받은 남원문화원은 김현철 작가에게 의뢰해 1억7000만원을 투입해 새 영정을 제작했다. 김현철 작가는 지난 1월 작업을 시작해 5월 완성했다.
김현철 화백은 새롭게 완성한 작품 공개 당시 “제작 과정에서 춘향가의 시대적 배경인 18세기의 출토 유물을 근거로 그 당시 복식을 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림 속 춘향이 머리에 꽂은 비녀도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뿌리 모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현철 화백은 남원에 있는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여학생 7명의 모습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JTBC에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는 이 시대의 여성상을 그리고자 했다”며 “눈, 코, 입이 모델처럼 아주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얼굴 생김새보다는 표정과 자세에서 품격이 우러나오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완성된 춘향 영정은 지난 5월 25일 봉안된 후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개 당시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춘향 영정에 반대하며 재제작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낸 바 있다.
연석회의가 춘향제 기간인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최초 춘향 영정과 새 영정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초 춘향 영정은 1313표를 받은 반면 새로 그린 영정은 113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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