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빠진 아파트, ‘이권 카르텔’ 터질 게 터졌다 [건설카르텔 뇌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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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LH 아파트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 사태와 관련해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며 "지금 입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감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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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불법하도급·일감몰아주기 등 만연
“관리·감독 시스템 구축 및 강력한 패널티 마련해야”
정부가 LH 아파트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 사태와 관련해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건설산업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와 잘못된 관행 등을 뿌리 뽑겠단 목표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LH가 무량판으로 발주해 시공사를 선정한 91개 단지 가운데 15개 단지에서 보강 철근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개 단지는 입주를 마쳤고, 현재 3곳은 입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며 “지금 입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감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반(反) 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도 개혁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건설산업 전반의 전관예우, 불량자재 납품, 감시 시스템 미작동 등이 점철되며 이 같은 부실공사를 유발했다고 본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민간아파트 293개 단지도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전관예우를 포함해 이권 카르텔 모든 문제를 다 들여다보려 한다”며 “인사조치, 법적 조치뿐만 아니라 수사 고발 조치 등 LH와 민간 건설을 둘러싼 총체적 이권 카르텔을 정밀 겨냥해 끝까지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를 놓고 “터질 게 터진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관(官) 출신 퇴직자들이 설계사와 감리회사 등으로 진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 속에서 제대로 된 감시·감독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단 지적이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철근 누락 LH 단지 15곳 중 8곳의 감리업체는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곳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15~2020년 LH에서 진행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과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290건을 분석한 결과, LH 전관 영입업체 47곳이 용역의 55.4%(297건), 계약 금액의 69.4%(6582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한준 LH 사장 역시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60년 된 조직임을 감안하면 수백명이 은퇴해 건설업계로 이동했다”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회사에 전관들이 다 있다”고 말했다. 전관예우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서 품질과 타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겉만 화려하지 속은 텅 비었고 빠름의 가치만 추구한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설계, 시공, 감리는 모두 제각각이고 불법 하도급, 전관예우, 일감 몰아주기 등은 이미 건설현장에 오랜 시간 뿌리내린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사실상 총체적 부실이다. 정부가 얽히고설킨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단계별로 관리·감독할 제도적 장치뿐만 아니라 솜방망이식 처벌이 아닌 강력한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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