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도 '상온 초전도체' 검증 나선다…검증위원회 출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시편 제공시 검증위한 측정"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는 모습. ⓒ뉴시스

미국과 중국 연구진에 이어 한국 초전도 분야 연구진들이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검증에 나선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2일 "지난 수일간 국내외에서 보고된 결과의 진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고, 동료 연구자들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다른 주장들이 추가되는 상황"이라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이번 LK-99로 명명된 퀀텀에너지 연구소가 발표한 상온초전도체 관련해 검증을 위해 '상온초전도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한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서울대학교 김창영 교수가 맡는다.

학회는 "두 편의 아카이브 논문을 통해 발표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의 물질은 상온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다"면서 "퀀텀에너지 측에서 제작한 시편을 제공한다면 검증위원회에서 상온초전도체 검증을 위한 측정을 하겠다"고 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장인 최경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학회에서 검증위원회를 출범해 해당 논문을 검증할 계획"이라면서 "업체에서 샘플을 제공해 주면 다양한 곳에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검증 참여 회원 소속기관은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포항공대다. 이들은 제공받을 시편 외에도 성균관대학교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과 고려대학교 초전도 재료 및 응용 연구실, 서울대학교 복합물질상태연구단 등에서 LK 재현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퀀텀에너지 연구진들은 아카이브를 통해 세계 최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해당 논문이 완벽하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연구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문의 경우 데이터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제로(0)'인 물질이다. 전자기기에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100%끌어올려 기기 발열을 해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에너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꿈의 물질로 불린다. 하지만 그동안영하 180℃ 수준의 극저온 환경이나, 높은 압력에서만 구현되는 걸로만 알려졌다.

현재 각국 연구진들은 해당 실험 검증에 나선 상태다. 몇몇 연구진은 전날 관련 실험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은 LK-99 제조방법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상온 초전도체 구현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LK-99는 구리 원자가 결정구조로 침투해 납 원자를 대체함으로써 결정이 약간 변형되고, 그 과정에서 물질이 0.5% 가량 수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LK-99에 긍정적인 검증 결과를 내놨다. 이날 중국 과기일보 등에 따르면, 화중과학기술대학교재료공학부 연구팀은 전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LK-99 결정 합성에 성공해 마이스너(반자성)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중국 선양재료과학국가연구센터 등이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이번주 내 실험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