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우동이지 춘향이냐"…1억7000만원 영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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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가 예산 1억 7000만원을 들여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에 대한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남원시는 춘향 영정을 새로 제작하게 된 배경은 기존 춘향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고증 작업에서 최초의 춘향 영정이 실제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은 등 논란이 불거지자 남원시는 춘향 영정을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은 김현철 화백이 남원문화원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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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정, 춘향 덕성이나 기품 표현 못해"
남원시가 예산 1억 7000만원을 들여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에 대한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댕기 머리를 한 16세 춘향이 쪽머리를 한 40~50대 여인으로 변했고, 의복은 어우동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1일 송화자 춘향정신문화보존회 대표 등 국악인은 남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춘향 영정을 다시 그려 봉안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새 춘향 영정은 춘향의 실제 모습을 전혀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판소리 춘향가의 춘향은 소리꾼들이 수백 년간 노래해온 당시 16세의 실존 인물"이라며 "그러나 새 영정의 춘향은 남장 여자에 40∼50대의 나이 든 모습으로, 의복은 어우동을 연상시킨다"고 새로 그려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판소리 춘향가로 춘향을 세계적 인물로 살려낸 우리 소리꾼들은 가상의 큰 쪽을 찌고, 40~50대 나이에 남자 같은 얼굴을 하고, 어우동이 연상되는 의상을 입은 김현철의 그림을 절대 춘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 소리꾼들은 춘향가의 춘향과 전혀 다른 춘향을 영정으로 모시고는 춘향가를 부를 수 없다"고 전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춘향 영정 논란, 그 이유는?
남원시는 춘향 영정을 새로 제작하게 된 배경은 기존 춘향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최초의 영정인 강주수 화백의 영정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놓고 남원시는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었다. 고증 작업에서 최초의 춘향 영정이 실제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은 등 논란이 불거지자 남원시는 춘향 영정을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은 김현철 화백이 남원문화원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새 영정 작업에만 1억70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25일 제93회 춘향제 춘향제향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한 직후부터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6월 15일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새 춘향 영정이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새로운 영정이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의 모습)"이라며 "많은 시민도 최초에 춘향사당에 내걸었던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김현철 화백은 JTBC와 인터뷰에서 "새 영정 제작에 남원 소재 여고에서 추천받은 여고생 7명을 참고했다"면서도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는 이 시대의 여성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화백은 "눈, 코, 입이 모델처럼 아주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얼굴 생김새보다는 표정과 자세에서 품격이 우러나오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남원시 또한 춘향전을 토대로 복식 전문가 등의 고증을 거쳐 당시 춘향의 모습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봉안 이후 시민단체와 국악인이 "춘향가 속의 고귀한 춘향 모습으로 다시 그려 봉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향후 춘향 영정 논란이 계속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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