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포르쉐도 OLED 채용…韓 디스플레이가 대세화 주도해야"
K-디스플레이, 자동차와 협력 통해 OLED로 대세화 주도해야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앞으로 4년간 연평균 7.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대세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글로벌 경쟁력 분석데이터를 담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분석 리포트'를 2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디스플레이 혁신전략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디스플레이 융합 3대 신시장 중 하나로 선정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관한 육성 및 산업 간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협회는 미래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IT기기’로 거듭남에 따라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연구원등과 함께 ‘미래차 디스플레이 전략협의체’를 발족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래차 디스플레이 전략협의체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자동차 산업 내 디스플레이 공급 현황과 분석을 통해 디스플레이-자동차 산업간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시장조사기관, 증권사, 관련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의 분석과 인사이트를 종합해 발행했다고 협회측은 설명했다.
2022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LCD 86억 달러·OLED 2억5000만 달러
차량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가 점차 대형화·고해상도화되면서 지난 5년(2017~2022년)간 LCD 및 중소형 사이즈에 집중됐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평균 약 4.7% 성장했다. 4년 뒤인 2027년에는 126억 달러까지 연평균 약 7.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LCD는 2022년 약 97.2%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대형 및 고화질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에 따라 감소 추세에 있다. OLED는 2022년 2.8%에서 2027년 17.2%까지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LCD는 86억 달러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한 중국이 38.4%, 일찍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참여한 대만이 33.7%,LCD 생산을 지속 감소 중에 있는 일본과 한국은 각각 14.8%, 13.1%을 나타냈다.
OLED는 지난해 기준 전체 2억5000만 달러시장에서 한국이 2억3000만 달러로 약 93%, 중국은 2000만 달러로 약 7%의 비중을 차지해 한국이 차량용 OLED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OLED 투자 확대로 시장 침투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은 2021년 0%에서 2022년 7.1%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자동차 중 가장 높은 자율주행 수준인 조건부 운전자동화(레벨3) 기능이 탑재되면서 차량 내부 공간의 활용성 변화로 자동차 업계의 디스플레이 요구사항도 달라지고 있다.
자율주행 3단계는 운전자가 고속도로 같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손과 눈을 운전 중에 자유롭게 사용하며 자동차가 주도권을 갖고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단계를 말한다.
자동차 업계는 운전 시 햇빛 반사를 뛰어넘는 밝기 수준(500~1000nits)과 극한의 온도변화(-30~70℃)에도 작동에 영향이 없으면서 자유로운 디자인 변형과 고화질 구현에도 영향이 없는 디스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부응하는 디스플레이는 현재 OLED가 가장 적합해 완성차 업계는 프리미엄 라인 중심으로 OLED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내년 출시되는 제네시스 자동차에 24인치, 27인치 OLED 패널을 적용하며, 포르쉐는 내년 출시 모델에 12인치, 14인치 OLED 패널을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특히,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하는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매출액 기준 Center Stack Display의 OLED 비중은 2020년 0.6% 수준에 불과한 반면, 2023년 8.0%로 성장, 차량 내 동승자가 이용하는 Passenger Display는 2023년 46.3%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동차 업계가 주행정보 뿐 아니라 영화 등 컨텐츠를 하나의 화면에 담으려는 수요 덕분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점차 대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아 EV9은 국내 최초 자율주행 3단계가 적용돼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3개의 디스플레이를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적용했다.
Center Stack Display와 Cluster의 경우 주행정보와 각종 볼거리, 차량의 상태 정보 등 정보 전달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강화로 10인치 이상의 패널이 전년대비 각각 13.3%, 17.2%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형화 추세와 함께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는 하이브리드 OLED 패널제조, 투 스택 탠덤(Tandem) 기술을 통해 OLED의 짧은 수명이라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러한 기술개선은 OLED 적용확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OLED 패널제조는 글래스와 플라스틱을 함께 기판으로 쓰는 것을 말하며, 투 스택 탠덤은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아 화면 밝기는 2배, 수명은 4배 수준으로 확대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까지 ‘패널 제조사(Tier 2)→전장부품 기업(Tier 1)→자동차 제조사’로 연결되는 밸류체인 구조를 갖고 있는데, 기술·지역 등 구분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른 형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이 주로 공급하는 OLED의 경우, 전장부품 기업(Tier 1)이 공급을 주도하는 형태를 갖고 있으나 LCD 기술이 적용된 경우에는 패널 제조사(Tier 2)가 자동차 제조사(OEM)와 계약해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갖는 경우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OEM)는 패널기업과 직접 계약해 공급받는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유럽·일본·한국 등은 유통·사업관리 편의를 위해 전장부품 기업(Tier 1)과 계약해 공급받는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만, 콘티넨탈, 보쉬, 레오 등 전장기업을 통해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완성차업계와 전장ㆍ부품업계, 기술ㆍ지역별로 복잡한 거래구조를 갖지만 진입 시 장기간 공급이 지속되는 전장용 부품시장의 특성상 디스플레이 업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본격적인 등장과 전기차, 자율주행 등 전장기술의 고도화로 차량 내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으로 자동차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는 단순 화면 영상 구현을 넘어 자동차 부품·내외장재를 컨트롤하는 인터페이스로 사용되는 만큼, 완성도 높은 기술 구현으로 기존 자동차 부품과 디스플레이 기술 간 융합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별화 요소를 전장부품으로 확장시키고 있고, 전장부품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점점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지연 문제를 겪은 것처럼, 앞으로 OLED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의 안정적인 공급측면에서 자동차-디스플레이 산업 간 협력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히 부상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수출 및 투자 지원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망 생태계 전략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협회의 미래차 디스플레이 협의체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공급망 분석은 생태계 전략수립을 위해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앞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실증지원의 기반구축사업, 기술 융합을 위한 논의의 장 마련을 통해 디스플레이와 자동차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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