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살린 조언 "컨디션 안 좋을수록 방망이 내라"

차승윤 2023. 8. 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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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김태진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한 3루수 문보경이 수비를 마치고 환하게 웃으며 공수교대를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문보경(23)은 최근 LG 트윈스의 5연승 주역 중 한 명이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쳤는데 앞서 30일까지 4연승을 달리는 기간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회부터 선취점을 만드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려 해결사가 되더니 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회 솔로포로 2경기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 3년 차인 문보경은 이미 지난해 1군 주전 3루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타율 0.315 9홈런 56타점으로 준수한 타격 성적을 남겼다. 3루 수비도 뛰어났다. 올해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다. 

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2루 문보경이 역전 투런홈런을 치고 홈인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그런데 올해 성적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타율도 0.287로 줄었고, 장타율도 0.451에서 0.405로 떨어졌다. 변화의 이유 중 하나가 타격 어프로치다. 지난해 초구 스윙 비율이 35.2%였는데, 올해는 31.6%로 줄었다. 스윙 비율 자체도 45.3%에서 42.1%로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1.93%였던 타석당 홈런 비율은 1%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맹타로 1.33%까지 회복했다. 타석당 삼진 비율은 12%에서 15.9%로 늘었다. 지난해(0.471·전체 2위)와 올해(0.467·5위) 모두 초구 타율이 높았던 그에게 좋은 변화가 아니었다.

최근에는 공격적인 스윙이 눈에 띈다. 빠른 카운트에 장타를 뽑아내는 일이 잦다.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에서는 3회 윌리엄 쿠에바스가 던진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29일 두산전에서도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정철원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2루타를 만들었다. 30일 두산전 결승 2루타도 브랜든 와델의 2구 직구를 거침없이 공략한 결과였다.

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만루 이형종의 파울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잡다가 공을 놓쳤지만 넘어지며 다시 잡아낸 후 심판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지난달 30일 경기 후 만난 문보경은 최근 활약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쳤던 것 같다. 이호준 타격 코치님이 특별히 (고치라고) 말씀하신 건 없었지만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방망이를 내서 타이밍을 잡아야 타격감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적극적으로 쳤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문보경은 "아마 결과가 안 나와서 나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타석에 임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좋았을 때를 떠올려 보면 과감하게 쳤던 것 같은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면서 타격 타이밍이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문보경만 살아난 게 아니다. 후반기 막판부터 이어진 5연패로 흔들렸던 LG는 4연승으로 분위기를 되찾았다. 프로 3년 차로 아직 큰 무대 경험이 없는 문보경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그는 "연패했을 때도 팀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선배들께서 좋은 말씀해 주셨고,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연패를 잘 탈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현수 형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오)지환 형도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주시면서 잘 이끌어주셨다. '연패라고 분위기 처지지 말자', '지고 있을수록 밝게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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