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커지는 오너 리스크...편법 승계 의혹에 형 주식 매각도

백서원 2023. 8. 2. 1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익래 전 회장 친형 주가 폭락 직전 주식 매각 정황 포착
오너 일가 수사 확대 ‘주목’…초대형IB 인가 등 사업 악재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키움증권

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키움증권의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에서 시작된 리스크가 김 전 회장 일가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업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과 금융당국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친형 김 모씨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4월 초까지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모 씨는 다우데이타의 주가 폭락 이전에 15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 씨의 거래 내역이 공시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투자업체가 다우키움그룹에서 분리되고 지난 2019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친족독립경영을 인정받아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김 씨의 거래를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로 넘겼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 일가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추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김씨의 매도 시점이 김 전 회장과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김 전 회장이나 폭락 사태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김 씨는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보유한 주식의 대략 80%를 팔았는데 주가가 많이 오르자 개인적 판단에 의해 분할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김 전 회장의 동생도 오래전부터 다우데이터 주식을 갖고 있지만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의 주식 매각과 경영권 승계 문제간 연관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면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폭락 직전 보유한 급락 종목 지분을 대거 매도해 시세조종 정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 4월 20일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대규모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는 김 전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공매도해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한 뒤 지난 5월 4일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검찰은 김 전 회장을 본격적인 수사 선상에 올려 지난달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 전 회장의 아들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주거지와 키움그룹 전략경영실 직원들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략경영실을 동원, 주가를 관리하고 이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로 이어진다. 다우데이타의 최대 주주는 이머니(31.56%)고 이머니의 최대 주주는 장남인 김동준 대표다. 지난 5월 기준 김동준 대표의 이머니 지분은 33.13%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다우데이타 주식을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이머니에 집중 매각하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주식 매각으로 시작된 불씨가 장남 김 대표로의 경영 승계 이슈로 번진 가운데 친형의 주식 매각 정황까지 겹치면서 오너 일가 리스크가 회사 사업에 미칠 악영향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및 발행어음 인가 요건을 갖추면서 당초 연내에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4월 말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초대형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뿐만 아니라 회사 건전성 및 대주주 적격성, 평판 리스크, 위험 관리 내부 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비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회사와 오너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진이 어려운 상황으로 오너 일가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해 신규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