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년 2개월 만의 복귀전서 패전…5이닝 4실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년 2개월 만의 메이저리그(MLB) 복귀 등판에서 패전을 안았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9안타를 맞고 4실점 했다.
피안타 9개 중 4개가 장타여서 대부분 실점으로 연결됐다. 탈삼진은 3개, 볼넷은 1개였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6㎞, 평균 시속은 143㎞로 측정됐다. 토론토가 3-13으로 완패하면서 류현진은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빅리그 통산 46번째 패배(75승)다.
류현진이 MLB 마운드에 오른 건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 이후 426일 만이다. 그는 당시 4이닝 5피안타 3실점 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했고, 17일 뒤인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길고 지루한 재활을 거쳐 이날 다시 마운드에 섰다. 건강을 되찾은 토론토 에이스의 복귀에 미국과 캐나다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로저스센터를 가득 메운 홈 팬들도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다만 복귀 첫 상대인 볼티모어가 너무 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 타선과의 승부에서 1~4회 연속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며 고전했다. 1회 선두 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초구 바깥쪽 직구를 던지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 맞았다. 다음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과의 승부에서는 3구째 몸쪽 컷패스트볼(커터)을 선택했다가 좌중간 담장 하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또 3번 안토니 산탄데르의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를 이어간 뒤 1사 후 핸더슨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의 추가 득점을 허용했다. 1회 상대한 첫 5명의 타자가 모두 1~3구 안에 빠르게 공격을 마치면서 빅리그 마운드에 갓 돌아온 류현진을 흔들었다.
류현진은 2회에도 선두 타자 라온 우리아스에게 왼쪽 담장을 바로 때리는 2루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투아웃을 잘 잡았지만, 다시 러치맨과 7구 접전 끝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더 잃었다.
류현진은 이후 3이닝을 실점 없이 잘 막았다. 3회 무사 1루에서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병살타로 솎아냈고, 거너 헨더슨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1사 1·2루 위기에선 다시 헤이스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가 홈런을 맞았다. 선두 타자 헨더슨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결국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토론토 벤치는 곧바로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총 80개. 직구 33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0개, 커터 5개를 던졌다. 커브의 위력은 통했지만,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가 무뎠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이 대단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나쁘지는 않은 투구를 했다"며 "2회까지 3점을 내줬지만, 3회부터는 류현진이 자신의 리듬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1회 볼티모어 강타선의 기습적인 공격에 당했지만, 다음 등판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체인지업, 커브, 빠른 볼 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류현진이 돌아와 다시 팀에 힘을 줘서 기쁘게 생각한다. 평소와 같은 그의 모습을 봤다"며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선발 투수로 활약할 거라고 자신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류현진 역시 "일단 마운드에 돌아왔고 선발 등판해 5회 이상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에 만족한다. 긴장은 많이 했지만, 재미있었다"며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인 체인지업에서 실투가 많이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다음부터는 꼭 이겨서 더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의 피홈런 이후 3-4로 끌려가던 토론토는 7회 3점, 8회 4점을 한꺼번에 내주며 무너졌다. 볼티모어는 3연승, 토론토는 3연패다. 류현진은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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