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7번 언급한 尹 "한마디 해보라"…이상민 먼저 답했다
“장관 중 안전에 대해 한마디 해볼 사람 없습니까?
지난 1일 국무회의 중 윤석열 대통령이 답답한 듯 던진 질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LH의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를 비판한 뒤 “안전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라며 ‘안전’이란 단어를 7번 언급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런 윤 대통령의 질문에 가장 먼저 답을 한 건 탄핵 기각 뒤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이 장관은 단장을 맡은 ‘기후위기 대응 수해방지 범정부 특별팀(TF)’를 언급하며 “국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 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이 이어졌다.
‘자유’를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어왔던 윤 대통령이 최근엔 ‘안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반기 국정 운영의 키워드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건설 카르텔과 재난 대응 등 주요 국정 현안을 모두 안전 문제로 아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중 ‘신림 무차별 칼부림 사건’도 언급하며 “강력범죄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도 환경부 장관을 질타하며 “환경 보호도 중요하지만, 국민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라며 하천 준설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뿐 아니라 평상시 참모에게도 “고대 시절부터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경제 성장만을 중시하는 풍조 속에 국민 안전이 도외시 돼왔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종 이권 카르텔과 기후변화, 묻지마 범죄 등이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전은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자유보다 국민의 생활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단순 지지층을 넘어 많은 계층의 국민에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6박 7일간(2일~8일)의 여름 휴가 계획을 언급하며 장관들에게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지방 휴가를 권유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북상 중인 태풍 카눈도 언급하며 “태풍 경로가 바뀌면 휴가 중 언제든지 복귀할 것”이라며 철저한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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