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면 재시공 아니면 소송”…‘순살 아파트’ 입주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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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바로 위가 아파트인 곳도 있습니다. 일부는 어린이 놀이터고요. LH에서 보강 공사를 한다고 하지만 불안합니다. 입주민들 사이에선 전면 재시공 아니면 소송밖에는 답이 없다는 말도 나오고요."
2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입주민 A씨는 "오직 기사를 통해 철근 누락 사실을 접했다. 안전에 관한 문제인데도 시공사 직원이나 LH직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상황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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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바로 위가 아파트인 곳도 있습니다. 일부는 어린이 놀이터고요. LH에서 보강 공사를 한다고 하지만 불안합니다. 입주민들 사이에선 전면 재시공 아니면 소송밖에는 답이 없다는 말도 나오고요.”
1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퍼스트포레(남양주별내 A25)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40대 입주민 A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총 380가구 규모의 LH공공분양아파트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안전점검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확인된 단지 중 한 곳이다.
부실시공 내용은 다른 단지보다 심각했다. 지하주차장 무량판 부분 기둥 302개 중 126개의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 둘러본 지하주차장에는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한 임시 보강 구조물인 잭서포트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구조물에는 입주민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LH경기북부지역본부장 명의의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입주민들은 지하주차장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퇴근 시간이 임박한 평일 오후였지만 지하주차장은 텅 비어있었고, 지하주차장 위에 위치한 실내놀이터도 썰렁했다. 평소 뛰어노는 아이들로 북적거렸던 곳이지만 이날은 고작 2~3명의 부모와 아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단지를 둘러보던 중 만난 입주민 B씨(39)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집에만 있기 답답한 마음에 바깥으로 나왔다고 했다. B씨는 “신혼희망타운이 아이들 위주로 시설이 잘돼 있고, 역도 가까워 최소 10년은 여기서 살려고 했는데 설마 철근이 누락됐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남아있어 당장 집을 되팔기도, 옮기기도 힘든 상황이라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현장에서 시공사 직원이나 LH 관계자들로부터 어떠한 상황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2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입주민 A씨는 “오직 기사를 통해 철근 누락 사실을 접했다. 안전에 관한 문제인데도 시공사 직원이나 LH직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상황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철근 누락 발생 원인 및 입주민 대응 문제 등을 알아보기 위해 LH직원이나 시공사(SM삼환기업) 직원을 찾아봤지만, 만날 수 없었다.
한편, 이 단지는 임대주택이 아닌 분양단지인 만큼 주택 소유자의 재산상 피해도 예상된다. 이에 입주민들은 LH와 정부가 향후 발생할 금전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에 입주했다는 30대 입주민은 “‘부실 아파트’로 낙인이 찍힌 만큼 이 집을 팔 때 금전적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마음 같아서는 낸 돈 돌려받고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단순 보강 공사뿐 아니라 합당한 피해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지에는 집값 하락을 우려 해서인지 해당 문제를 언급하기 싫어하는 이들도 많았다. 입주민들은 "철근"이라고 말을 꺼내자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LH에 따르면 이 단지는 이달 중 발주처인 LH와 시공사, 감리단 등이 참석하는 입주자 설명회를 진행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입주자 대표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피해보상 요구안을 내놓기로 했다. LH관계자는 "입주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조속히 입주자 설명회를 열고 보강 공사 등의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외부 기관을 통해 정밀안전진단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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