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끝났나…中 전기차 업체들 월간 판매기록 경신

40% 할인에도 망설이던 소비자들 구매 나서
BYD 26만대 넘게 팔아치우며 선전

지난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월간 판매량이 잇달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간 업계의 할인 경쟁 여파로 이어진 소비자들의 관망세가 종료되고, 본격적인 구매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중국 비야디(BYD), 리오토, 니오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지난달 판매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지난달 26만2161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이는 전 달 대비 3.6% 증가한 것이다. 리오토 역시 3만4134대를, 니오는 2만462대를 인도하며 앞선 최고치를 각각 앞섰다. 리오토의 경우 지난해 7월(1만422대)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샤오펑은 1만1008대를 인도해 전달(8620대) 대비 27.7%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1만1524대)와 비교하면 감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독일 폭스바겐과 협력을 맺고, 폭스바겐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기로 하면서 큰 주목을 받은 회사다.

미국의 테슬라는 오히려 중국 내 판매량이 뒷걸음치는 분위기다. 테슬라 월별 판매량을 따로 발표하지 않지만,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7만4212대의 모델3·모델Y 차량을 중국 구매자에게 인도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8% 감소한 수치다. 최근 전미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2023년 형 모델3와 모델Y의 파워 조향 핸들 통제 능력 상실에 관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까지 확산하며 찬물을 끼얹고 있다.

상하이 자문업체인 숴레이의 에릭한 수석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 관망하던 태도를 보인 중국의 운전자들이 구매 결정을 내렸다"면서 "니오와 샤오펑 등 자동차 제조업체는 생산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중국 자동차 업계는 부진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가격경쟁에 돌입했었다. 특히 1~4월 잇달아 업체들이 최대 40%까지 판매가격을 인하하면서 치킨게임 양상을 띠었지만, 판매량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본토 전역의 순수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총판매량은 전년 대비 37.3% 증가한 308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세(9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SCMP는 "소비자들이 더 큰 폭의 할인을 기대하면서 구매를 주저했다"면서 "급격한 할인이 판매량 증대를 이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3%에 그치면서 소비 진작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특히 대표적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구매를 독려하며 구매세 면제 연장 등 지원 방안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정부는 구매세 면제를 올해 말 종료할 방침이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