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화가 날 때는 허벅지를 때려라
이은경 2023. 8. 2. 08:16
골프 라운드 중에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는 독자는 손을 들어 보기 바란다.
이런 질문일수록 가슴에 손을 얹고 답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묻겠다. 진짜로 화를 내 본 적이 없는가? 어이 없는 실수를 해서 타수를 무더기로 잃어도? 캐디가 해 준 어드바이스가 엉터리일 때도?
뱁새 김용준 프로 칼럼 애독자라면 ‘충고’ 또는 ‘조언’이라는 뜻인 ‘어드바이스(advice)’를 굳이 영어 그대로 쓰는 이유를 알 것이다. 모른다고? 애독자가 되기에는 조금 멀었다. 몇 회 전에 기껏 설명했는데. 골프 규칙에서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어드바이스라고 한다고. 이쪽으로 치라고 수건이나 물병으로 표시를 하는 행동조차도 어드바이스로 친다.
골프에서 어드바이스는 충고나 조언 보다는 살짝 더 넓은 뜻이다. 그러니 충고 또는 조언이라고 풀어 쓰는 대신 어드바이스라고 하자고 한 것이다. 이제 기억이 나는가? 아차! 이야기가 딴 데로 샜다. 다시 라운드 하다가 화가 났을 때로 돌아가자.
라운드 중 화가 났을 때 독자는 어떻게 하는가? “뭐야! 거리를 엉뚱하게 불러줬잖아!” “오른쪽을 보라더니 왼쪽이 높구만!” 이런 식으로 캐디에게 짜증을 내지는 않는가?
정말 캐디가 거리를 틀리게 불러주거나 퍼팅 브레이크를 잘못 알려줬을까? 샷을 잘못하거나 퍼팅 스트로크가 서투른 것은 아니고? 혹시 화를 못 참고 ‘에이 씨!’ 하는 식으로 점잖지 못한 말을 내뱉은 적은 없는가? 독자에게만 묻지 말고 뱁새 김 프로 당신은 평소에 어떤지 말 좀 해 보라고? 애독자라면 뱁새의 훌륭한 인품을 미루어 짐작할 것이라고 믿는다. 아이고 뜨끔해라.
어떻게 하면 골프 잘 칠 수 있는지 이런 이야기는 뜸하고 화를 내네 마네 이런 이야기나 하느냐고?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은 지 신박한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화를 잘 다스리게 되면 플레이도 한결 나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화가 나면 물을 마셔라’ 이런 조언이라면 사절한다고? 아무려면 뱁새도 자존심이 있지 그런 뻔한 말로 원고료를 챙기겠는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이 방법을 배운 그 날 이야기부터 하자.
뱁새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referee)으로 몇 년간 근무했다고 이야기 했던가?
TV에 나오는 이름난 골퍼를 늘 눈 앞에서 볼 때 일이다. 경기 중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 유명한 선수가 뱁새가 맡고 있는 홀을 지나갔다. 누구인지는 짐작만 하기 바란다.
그 선수가 그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어프러치를 했다. 기가 막힌 어프러치였다. 공은 원 바운드로 홀에 떨어질 기세였다. 그런데 웬걸! 바람에 살짝 흔들린 깃대가 공을 튕겨냈다. 공은 그린 입구까지 뒷걸음질 쳤다.
뱁새는 그 순간 선수 표정부터 살폈다. 혹시나 선수가 혼잣말로라도 욕을 내뱉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힐까 봐 걱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선수는 뱁새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어떤 행동이었냐고? 뱁새와 함께 라운드를 해 본 골퍼라면 요즘 뱁새가 가끔 하는 바로 그 행동이었다. 그게 무엇이냐고?
바로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탁’ 하고 치는 것이었다. 그 선수는 탄식을 내뱉는가 싶더니 손으로 자기 허벅지를 제법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걸어가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 올렸다. 너무 아쉬울 텐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이다.
물론 속이야 어련했을까? 독자도 지금 바로 한 번 해 보기 바란다. 먼저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상상을 해 보라. 그 상태에서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세게 한 번 쳐 보라. 옆 사람이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볼 만큼 세게. 어떤가? 자칫하면 입으로 새어나올 욕이 흩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랬다. 뱁새는 그날 그 선수에게 화를 다스리는 좋은 방법을 배웠다. 그 뒤로는 수 년간 한 번도 라운드 중에 짜증을 크게 드러낸 적이 없다. 진짜냐고? 흠흠. 독자도 실전에서 써보라고 뱁새가 자신 있게 권한다.
화를 다스리지 못해 낭패를 당한 그 선수가 고심 끝에 찾아낸 꾀이니 얼마나 좋겠는가! 뱁새가 해 보니 허벅지 대신 엉덩이를 때려도 효과적이다. 물론 뒷주머니에 퍼터 커버나 야디지 따위가 없을 때 그렇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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