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업계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 없었다

박선미 2023. 8. 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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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반도체·전자업계는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경제성장 기대감마저 낮아지면서 중국 시장 회복에 기댔던 우리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수출 통계에서는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액이 60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데 이어 7월에도 99억달러로 25.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폭은 미국(-8.1%), EU( -8.4%), 중동(-3%)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두드러졌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것은 반도체 수출감소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7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7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8억달러(33.6%)나 줄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16억9000만달러로 4.6% 감소했고 컴퓨터, 통신도 각각 33.4%, 15.3% 줄었다. 중국의 IT 수요 부진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중국의 IT 수요와 관련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3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늘렸지만, 부진한 판매로 인해 2분기부터 스마트폰 고객들의 재고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수요의 본격회복이 있어야 향후 반도체주문의 지속 증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반도체·전자업계는 상반기 실적에서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3개 분기 연속 적자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판매를 늘리기 위해 2분기에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IT기기 등)수요 개선이 저조해 큰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 49.2, 5월 48.8, 6월, 49.0, 7월 49.3으로 4개월 연속 기준점 50을 밑돌며 '경기 위축'을 가르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7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굉장히 제약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은행 역시 '우리 수출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커녕 중국의 각종 수출 제한 조치에 타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중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이달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산업부는 중국의 수출제한조치 시행 첫날인 1일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에 따른 수급 영향 점검 및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중국산 수입을 대체할 대체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당장 받을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갈륨과 게르마늄 최대 공급지에서 수출통제에 나선 만큼 가격 상승, 통관 어려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민관이 함께 수입처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트라는 중국의 코로나19 이후 경제 동향과 관련해 일상으로의 전환과 함께 빠르게 회복된 서비스업과 달리, 글로벌 긴축기조, 내외수 부진으로 제조업 회복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중국 내수시장이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고, 어떤 트렌드가 주목받는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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