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머리 노린 듯 내리치더니…경찰 “잘 안 보여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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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중인 노조원의 머리를 곤봉으로 수차례 내리쳐 과잉 진압 논란에 휩싸인 경찰이 "앞이 안 보여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이라고 사후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경찰봉으로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의 머리를 가격한 경찰은 "경찰봉을 피의자의 손목을 향해 내려치려고 하였으나 피의자가 격렬히 저항하고 당시 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시야 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의도치 않게 머리를 (때려)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이라고 상황을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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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중인 노조원의 머리를 곤봉으로 수차례 내리쳐 과잉 진압 논란에 휩싸인 경찰이 “앞이 안 보여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이라고 사후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노총은 ‘시야가 흐린데 머리만 집중 타격할 수 없다. 책임회피를 위한 짜맞추기’라고 비판했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물리력 사용보고서’에는 지난 5월 경찰이 전남 광양제철소 앞 고공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봉을 사용한 경위가 담겼다. 당시 경찰봉으로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의 머리를 가격한 경찰은 “경찰봉을 피의자의 손목을 향해 내려치려고 하였으나 피의자가 격렬히 저항하고 당시 현장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시야 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의도치 않게 머리를 (때려) 상처를 입(히)게 된 것”이라고 상황을 기술했다. 의도적으로 머리를 가격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상 경찰봉을 사용할 경우 가급적 대상자의 머리나 얼굴, 흉부, 복부 등을 타격하는 건 피해야 한다.
이들은 또 “피의자의 발아래 정글도가 놓여 언제든지 공격이나 자해를 할 수 있는 상황으로 피의자를 제압하지 못하면 모두 추락하거나 크게 다칠 위험성이 다분했다”며 “안전한 장소로 유도하기 위해 경찰장구인 장봉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처장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넘어진 뒤에도 경찰의 타격은 4초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고공 농성장 아래에 있던 경찰 지휘부는 “위에서 봉으로 타격하지 마세요”라며 제지 명령을 두 차례나 내렸다. 지휘부 지시를 어기고 강경 진압이 이뤄진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러한 내용은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
광양경찰서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농성자가 주저앉는 장면이 나오니까 그때 ‘타격을 하지 마라’는 지시를 무전으로 했던 것이지 처음부터 타격하지 말라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현장이 소란스러워 무전 내용도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당시 지휘부가 고공농성장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격 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라는 경찰청의 해명과 또다시 배치된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시야가 흐린데 그렇게 머리만 집중해서 타격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짜맞추기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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