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민간아파트 293곳 중 일부 단지, 주거동도 무량판 구조

김원 2023. 8. 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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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철근 누락’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는 민간아파트로 점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수조사 대상으로 밝힌 2017년 이후 준공한 전국 민간아파트 가운데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293개다.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188개 단지는 입주를 마쳤다. 이 가운데는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전수조사한 LH 아파트 91개 단지 중 철근 누락이 나타난 15곳은 지난 4월 붕괴사고가 일어난 인천 검단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사용했다. 지난해 1월 붕괴사고가 일어난 광주 화정아파트도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했다.

국토부는 이달 중 293개 아파트단지에 대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인데, 만약 조사 결과 문제 단지가 나타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 부실공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경기도 광명시 아파트에 사는 박모씨는 “우리 집도 정부의 점검 대상에 포함되는지 궁금하다”며 “안전하다는 확인을 받을 때까지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기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무량판 구조 자체의 안전에 대해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량판 구조는 보(beam·대들보) 없이 기둥 위에 슬래브를 바로 얹는 방식이다. 일단 보를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유리하고 시공비, 공사 기간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공법은 오래전부터 장점이 입증돼 널리 쓰이는 공법”이라며 “특히 보가 없어 높이가 높은 차량 출입이 가능해 2017년 이후 국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다수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대로 설계·시공하지 않을 경우 붕괴 위험도 크다. 기둥과 맞닿는 부위에 하중이 집중되면 슬래브에 구멍이 뚫리며 붕괴하는 펀칭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이를 보강하기 위한 전단보강근 등에 대한 철저한 시공이 필수적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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