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현수막 더 걸린다니” 보선 앞둔 강서구민 뿔났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회가 선거법 개정을 지연시키면서 1일부터 누구든 아무 때나 선거운동을 위한 현수막·유인물을 배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10월 구청장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 서울 강서구가 현수막 난립의 첫 피해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찾은 강서구 발산역과 우장산역 인근 거리에는 각 정당의 현수막이 진을 치고 있었다.
우장산역에서 구두 수선방을 운영하는 황모(68)씨는 "내용도 없고 싸움만 하는 현수막이 더 걸린다 생각하면 너무 꼴 보기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거 돌입하면 현수막 난립 예상
정치 혐오 야기… 여야 책임 떠넘겨
국회가 선거법 개정을 지연시키면서 1일부터 누구든 아무 때나 선거운동을 위한 현수막·유인물을 배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10월 구청장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 서울 강서구가 현수막 난립의 첫 피해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찾은 강서구 발산역과 우장산역 인근 거리에는 각 정당의 현수막이 진을 치고 있었다. 상점과 병원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현수막 5개가 걸려 있기도 하고, 위아래로 겹쳐 달아 문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현수막도 있었다.
다만 선거법 개정 불발에 따라 새로 걸린 구청장 선거 관련 현수막들은 아니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돼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현수막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구민들도 이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토로했다. 우장산역에서 구두 수선방을 운영하는 황모(68)씨는 “내용도 없고 싸움만 하는 현수막이 더 걸린다 생각하면 너무 꼴 보기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모(36)씨도 “지금도 현수막으로 정치 싸움만 하는데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선거 앞두고 정책 얘기도 없이 이런 현수막들이 난립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현수막이 오히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많았다. 최모(65)씨는 “하도 면역이 돼서 아무리 붙여도 쳐다보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서민들 삶과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지 않으냐”며 정치권을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23세 여성 강모씨도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 볼 때는 반감만 커질 수밖에 없다. 현수막 때문에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것보다 좀 더 주민과 청년들 생활에 관련된 내용을 홍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수막 난립에 따른 민원 증가도 예상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상가에서 상호를 가리면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고, 후보들끼리 상대의 선거운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서로 민원을 넣기도 한다”며 “현수막이 늘어나면 이런 부분도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선거법의 관련 조항들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법 개정 시한을 올해 7월 31일까지로 정했다. 지난달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현수막 등 시설물 설치 금지 기간을 현행 ‘선거일 전 180일’에서 ‘선거일 전 120일’로 단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혔다. 선거법 내용 중 현수막이 아닌 선거 기간에 허용되는 모임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법 개정 시한을 넘겼다. 여야는 입법 공백을 초래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법사위 정개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법 공백은 전적으로 국민의힘과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책임”이라며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자구심사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돼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두고 국민의힘이 책임져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관계 왜곡”이라고 받아쳤다.
여야 지도부는 8월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해당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법 조항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면 처리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장군 박성영 기자 genera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태풍 ‘독수리’ 덮친 베이징 일대 20명 사망…도로 끊기고 주택 잠겨
- 경찰이 건넨 달달한 ‘이것’…쓰러진 시민 살렸다
- 호주 보육원 남성 돌보미, 여아 91명 성폭행하고 촬영
- 81세에도 웃통 ‘훌러덩’…휴가 떠난 바이든, 해변서 일광욕
- 한동훈 “국민 수사준칙 개정, 국민 억울함 푸는 방향”
- 검찰 “‘AI 아동’ 성착취물, 실제 아동 출연과 똑같이 처벌”
- ‘음주 킥보드’ 탔다고 운전면허 취소…법원 “위법하다”
- “급브레이크를 자꾸”…운행중 ‘야동’ 본 택시기사 포착
- “특수교사 복직”…주호민 몰래 녹음에 대한 판단은
- “여장남자, 딸 속여”…‘머리없는 시신’ 日살인사건 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