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대전고 이름값…고교특급 장현석 MLB 도전 선언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가 1일 목동구장과 신월 야구공원에서 개막했다. 개막 첫날의 화제는 단연 ‘고교 특급’으로 불리는 마산용마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장현석(19)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이었다. 장현석은 이날 “오랜 고민을 끝내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했다”며 “최근 들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열망이 더욱 커졌다. 계약 과정도 힘들고 미국 현지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현석은 지난해부터 최고 시속 157㎞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다음 달 14일 열리는 2024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경우 전체 1순위가 유력했지만, 이날 해외 진출을 선언하면서 1순위는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준서는 이날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구상원고와의 경기에 출전하기 앞서 “장현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할 줄 몰랐다.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장현석과는 동계훈련 때 가끔 만났고, 평상시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다. 쉽지 않은 선택을 내린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나는 예정대로 신인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려고 한다. 좋은 결과가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준서는 대구상원고와의 1회전에서 3-3으로 맞선 6회말 2사 1루에서 구원등판했다. 앞서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조동욱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6회 들어 흔들리자 지체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황준서는 이미 2볼-2스트라이크를 얻은 대구상원고 타자 이민준에게 볼 2개를 내줘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남태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7회에는 대구상원고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여동욱의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계속된 1사 3루에서 함수호에게 왼쪽 파울라인을 스치는 2루타를 내줘 1실점했다. 그러나 장충고는 9회 한승현의 동점 적시타로 4-4 균형을 맞추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에서는 좀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3시간56분간 이어진 길고 긴 싸움의 승자는 12회 공격에서 천금같은 점수를 뽑은 대구상원고였다. 무사 1, 2루에서 시작된 12회 공격에서 이호준이 황준서를 상대로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댔다. 이어 여동욱이 바뀐 투수 육선엽으로부터 끝내기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뽑아내 5-4로 경기를 끝냈다. 황준서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면서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팀 대전고는 제주고를 6-2로 물리쳤다. 선발투수 박범준이 7이닝을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휘문고는 장단 17안타를 몰아쳐 라온고를 20-2, 5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쳤다. 백계렬이 0-0으로 맞선 1회 2사 만루에서 우월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홀로 6타점을 쓸어담았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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