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맞이한 뉴욕증시, 실적·지표 주시하며 장초반 혼조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8월의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기업 실적, 주요 지표들을 주시하며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연착륙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7월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도 확인된다. 이번 주에는 애플, 아마존 등의 실적과 주요 고용지표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6.78포인트(0.27%) 오른 3만565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49포인트(0.1%) 내린 4584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1.30포인트(0.43%) 떨어진 1만4284선을 기록 중이다.
전날 3대 지수는 나란히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13거래일 연속 랠리를 기록한 다우지수는 7월 한달간 3% 뛰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한달간 각각 2.9%, 3.8%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1년 이후 최장 랠리다.
현재 S&P500지수에서 산업주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세다. 전날 급등한 에너지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개장 전 실적을 공개한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예상을 밑도는 매출에 전장 대비 5%가량 하락하고 있다. 제약회사 머크는 예상을 상회하는 매출에도 손실이 지속되면서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다. 제트블루는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조정하며 8%이상 떨어졌다. 반면 캐터필러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전장 대비 7% 이상 올랐다. 의류회사 갭은 바클레이스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후 2%이상 상승 중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되는 기업 실적과 주요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S&P500지수에 상장된 160개 이상의 기업이 집중적으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82%가 예상을 상회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은 최근 확산한 연착륙 기대감을 한층 지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팩트셋은 올해 S&P500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경우 3개 분기 연속 순이익 감소세가 된다.
UBS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절반쯤 지났고 지금까지 결과는 엇갈렸다"면서 "투자자들은 섹터 전체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변동성에 대비하고 해당 섹터 내에서 (투자) 선택을 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랠리에 대한 경계감과 차익 실현 움직임도 일부 확인된다. 통상 8~9월은 역사적으로 뉴욕증시가 연중 부진했던 월로 평가된다.
이날 공개된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다. ISM의 7월 제조업 PMI는 46.4로 시장 전망(46.9)을 밑돌았다. 기준선 50 아래를 밑돌면서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지속했다. ISM의 티모시 피오레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수요는 여전히 약하지만 6월에 비해 소폭 개선됐고, 생산은 둔화했다"면서 "가까운 시일내 더 많은 고용 감축이 이뤄질 조짐이 있다"고 전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제조업 PMI는 49를 기록해 전월의 46.3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50을 하회했다.
이번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여파를 미칠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20만명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Fed 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지표들을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채용 공고는 958만건으로 전달의 961만건보다 줄었다. 이는 2021년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자, 팩트셋의 추정치(970만개)도 밑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정리해고는 5월 155만명에서 6월 153만명으로 소폭 둔화됐다. 노동시장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자발적 퇴직자 수는 377만건으로 전월보다 29만5000건 감소했다. 인디드 고용연구소의 닉 번커 경제조사책임자는 "다양한 경제지표는 미 경제가 2분기에도 순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인이직보고서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가용 근로자 1인당 일자리는 1.6개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연착륙 기대감과 함께 Fed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관측이 지속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Fed가 차기 회의인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1%이상 반영하고 있다. Fed가 6월 제시한 점도표 상으론 연내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만, 현재 시장에선 연말까지 동결 시나리오가 더 우세하다. 연내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26%대에 그쳤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0%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89%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4% 오른 102.3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는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0.96% 내린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0.91%, 영국 FTSE지수는 0.32% 하락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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