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무실점' 시즌 첫 완봉승 앞두고 자진 강판, 고영표 "더위를 먹어서.."

윤승재 2023. 8. 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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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024="">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8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온 뒤 마운드를 내려온 고영표. 연합뉴스</yonhap>


“중간에 더위를 먹어서...”

8이닝 무실점, 투구수 97개, 점수는 8-0. 완봉도 노려볼 수 있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KT의 결정은 고영표가 아니었다. KT는 9회 고영표를 내리고 이상동을 투입, 8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8-0 승리를 거뒀다.

고영표로선 아쉽지 않았을까. 올 시즌 KBO리그에서 완봉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고영표가 첫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영표는 고개를 내저었다. 고영표는 “경기 중간에 더위를 좀 먹었다. 그래서 이닝(8회) 도중에 코치님을 불렀고, 8회까지만 하겠다고 말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고영표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9승(5패)을 수확했다. 고영표는 지난 7월 8일 KIA 타이거즈전 7이닝 3실점 이후 네 경기 연속 QS+(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완벽투를 이어갔다. 

<yonhap photo-2648="">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 선발 출격한 고영표. 연합뉴스</yonhap>


완봉도 가능했던 경기 내용이었다. 이날 고영표는 최고 141km/h의 포심 패스트볼과 113~122km/h를 넘나드는 체인지업으로 SSG 타선을 무력화했다. 최저 114km/h까지 떨어지는 커브(11개)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데 제격이었다. 고영표는 볼넷 없이 삼진만 4개를 잡아내면서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웠던 경기에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와 8회가 그랬다. 7회 선두타자 최정에게 안타를 맞은 고영표는 1사 후 최주환에게 2루타를 내주며 2, 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고영표는 하재훈에게 3루 앞 땅볼을 유도하면서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를 잡아냈다. 

8회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2사 후 추신수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 경기 후 고영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집중이 하나도 안됐다”라며 당시 이닝을 회상했다. 이후 투수코치를 부른 고영표는 바로 나올 투수가 있는지 확인했고, 아직 몸을 푸는 선수가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이번 이닝까지 던지겠습니다”라며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8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1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8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온 뒤 마운드를 내려온 고영표. 연합뉴스


“최근 3년 동안 더운 날에도 많이 던졌는데, 마운드 위에서 ‘더위를 먹었다’라는 느낌을 받은 게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라고 고개를 내저은 그는 “일요일 경기도 던져야 하고, (완봉에 대한) 제 욕심보단 팀 승리도 같이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8회까지만 던지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고영표의 활약 덕에 KT는 4연승을 달리며 순위 상승(4위)의 기회를 잡았다. 최근 10경기 9승 1패, 무서운 기세다. 고영표는 “여름에 팀도 저도 승수를 많이 쌓는 것 같다. 투수들이 6, 7이닝을 끌어주고 잘 막아주면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면서 투·타 조화가 잘 맞는 것 같다. 덕분에 팀이 상승세에 있는 것 같아 좋다”라고 전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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