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학부모 때문이란 유언 없잖나" 카이스트 교수 발언 논란

박현주 2023. 8. 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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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배경이 '교권 침해',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단정 지어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한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사안일 수도 있는데 바로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기 때문"이라며 "인과관계를 무시한 피해자 단정은 만약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근거도 없이 어느 학생과 그 학부모를 살인자 또는 타인을 자살하게 만든 무서운 사람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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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교수 "이번 사건, 교권과 인과관계 의문"
"직종 상관없이 극단선택…개인적 사안일 수도"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배경이 '교권 침해',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단정 지어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특정 학생이나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문제라는 유언이 나오지 않았는데 여론이 해당 교사를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이 교수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회적 문제를 가려서 듣는 비판적 사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살과 교권의 훼손이 정말 인과관계가 있는 일인가, 교사가 자살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교권의 붕괴 때문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만약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무도한 태도가 원인이고 이게 사회적 문제라면 우리는 교사들의 자살이 다른 직종보다 높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즉, 직종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어떤 심리 상태에 이르면 자살이라는 지극히 예외적인 선택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사안일 수도 있는데 바로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기 때문"이라며 "인과관계를 무시한 피해자 단정은 만약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근거도 없이 어느 학생과 그 학부모를 살인자 또는 타인을 자살하게 만든 무서운 사람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개별적이고 개인적 사안일 수도 있는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면서 "근거도 없이 어느 학생과 학부모를 살인자로 만드는 가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보도에 따르면 자진(自盡)한 교사는 특정 학생이나 학부모의 문제로 죽는다는 억울함을 호소한 유언을 남긴 것이 없다고 하는데, 왜 이런 위험한 단정들을 하느냐"고 주장했다.

다만 이 교수도 자신 역시 단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며 "하나의 불행한 죽음을 인과관계 검증 없이 마치 '사회적 문제'라고 단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덧붙였다.

교육계에서는 이 교수의 글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숨진 교사의 일기장을 통해 그가 학급 내 업무와 학생 문제로 힘들어한 정황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교수는 SNS를 통해 "죄송하다. SNS를 접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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