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여버려" 상의 벗고 3시간 난동…8000만원 뜯은 문신男
서울 송파구 지하철역 상가의 한 상품권 교환소에서 조직폭력배 일당이 대낮에 상의를 벗고 문신을 과시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며 수천만원을 빼앗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1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조폭 출신 박모(20대)씨와 김모(20대)씨 등 5명을 공동공갈과 업무방해, 재물 갈취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 중 주범인 김씨는 구속됐다.
수원북문파 출신인 박씨와 주범 김씨 등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20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현금화할 방법을 찾던 중, 지인으로부터 상품권 업자 이모씨를 소개받았다.
이후 이들은 지난 7월 2일 오전 9시, 30대 이모씨가 운영하는 송파구의 한 지하철역 상가에 있는 상품권 매장에 방문해 1억원 상당의 상품권 핀번호를 이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이씨와 직원들이 상품권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인지 확인하기 위해 3개 정도를 충전했을 무렵, 김씨는 돌연 "확인했으면 돈을 줘야지 1억 원어치를 줬는데 왜 돈을 주지 않냐"며 이씨와 직원들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3시간가량 가게에 머문 채 상의를 벗고 자신들의 몸에 그려진 문신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협박했고, 가게 안과 앞쪽까지 둘러싸고 서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돈 내놓으라고 XX야, 죽여버린다. 후배 조직원들을 10여명을 불러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며 욕설을 하고 책상을 내리치는 등 직원들을 압박하거나, 일행 중 한명과 직원에게 싸움을 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여기 상품권 가게가 20억 사기를 친다", "내 돈 1억 가져가 놓고 안 준다"며 행인들에게 외치며 업무를 마비시켰다.
결국 협박에 못이긴 피해자는 이들에게 9000여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김씨 등 일당이 이씨에게 준 상품권 코드는 1억원어치가 아닌, 5만원짜리 수십개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협박과 업무방해를 통해 약 8000만원 이상을 빼앗은 것이다.
한편 김씨 일당은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20억원치 상품권에 대해 “사업 투자를 한 뒤 돈을 돌려받아야 했는데, 돈 대신 상품권으로 돌려받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거액의 상품권을 갖게 된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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