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1인 3역, 맑고 평화로운 이 섬에 놀러오세요
[이돈삼 기자]
▲ 진도 금호도 전경. 금호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는 회동에서 본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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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정비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붕 채색이나 담장 정비를 하면 마을의 변화가 하나씩 눈에 보일 겁니다. 섬 둘레길도 만들면 좋겠어요. 섬과 바다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테니까요."
김광종 진도 금호도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의 말이다.
김 위원장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의욕을 보였다. 금호도는 지난 2021년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대상 섬으로 선정됐다. 금호도에는 오는 2025년까지 해마다 10억 원씩, 총사업비 5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작년에 여수 하화도에 갔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더라고요. 정말 부러웠습니다. 우리 금호도는 노령인구가 80%가량 돼요. 혼자서는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분들입니다.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은 주방시설이 불편해서 할 수가 없고요."
▲ 진도 금호도 풍경. 포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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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과 연계해 '청정전남 으뜸마을' 가꾸기 사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묵은 땅을 활용해 꽃을 심고 꽃밭으로 가꿀 생각이다. 꽃밭을 가꿔 놓으면,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위원장은 마을의 이장도 맡고 있다. 본업은 금호도교회 목회자다. 이장에 목사에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추진위원장까지, 혼자서 세 가지 일을 다 하고 있는 셈이다.
"특별히 어렵거나 힘든 점은 없어요. 주민들과 만날 때는 목회자의 옷을 잠시 벗어두고, 위원장이나 이장의 옷을 입습니다. 주민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땐 설득을 하면서 의견을 모읍니다.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 주십니다."
▲ 김광종 금호도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 그는 금호도교회 목사이면서 마을 이장으로 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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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사실 섬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다. 태 자리는 내장산 단풍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정읍이다. 정읍에서 살았고, 지역농협에서 16년 동안 근무를 했다. 농협을 그만두고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40살이 넘은 나이였다.
"10년 전, 2014년에 금호도에 처음 와 봤습니다. 선교 목적이었죠. 섬에 가면 보통 일주일씩 머물게 되는데, 섬 풍광이 좋고 사람들도 정이 많았습니다. 좋았죠. 금호도에 살려고 들어온 건 2018년 4월입니다. 금호도교회에 목회자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왔어요. 시간 참 빨리 가네요. 벌써 금호도 생활 6년째입니다."
섬에 들어와 살면서 자연스레 이장을 맡게 됐다. 금호도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대상 섬에 선정되면서 추진위원장까지 겸하고 있다.
"금호도는 작고 아담하면서 깨끗한 섬입니다. 뭍에서 멀지 많고요. 조금만 가꾸면 더 아름답게 변할 것입니다. 금호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에 관심 많이 가져주고, 응원도 많이 해 주십시오."
금호도, 수령 400년 된 팽나무가 지켜주는 곳
▲ 금호도 마을 지도. 섬마을의 건물 벽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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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도는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에 속한 섬이다. 면적이 58만㎡(17만여 평), 해안선이 3.2㎞ 남짓으로 아담하다. 인구는 40~50명이 산다. '신비의 바닷길'로 널리 알려진 진도 회동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닿는다. 배는 하루 다섯 번 운항한다.
섬은 과거 삼별초군으로 진도에 왔던 김시랑이 숨어 지냈다고 '김(金)씨 섬', 보물이 많아 '금(金)섬'으로 불렸다는 유래가 있다.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 '금호도'로 이름 붙었다는 얘기도 있다.
▲ 금호도의 팽나무. 수령 400여년 된 고목이다. 섬마을을 든든히 지켜주는 보호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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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옆으로는 봉오산 오름길이 있다. 둘레길은 아직 단장되지 않았다. 5분 남짓 걸으면 오른편으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모도가 보인다. 조금 더 걸으면 금모해변이다. 금모해변은 아주 작은 몽돌해변이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와서 물놀이를 하거나 캠핑하기에 좋다.
▲ 금호도의 금모해변. 가족끼리, 친구끼리 오붓하게 물놀이를 하기에 제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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