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수학, 너무 일찍 내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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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難題)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문제가 안 풀릴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느냐' '수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래서 너무 일찍 수학을 내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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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만나 ‘수학으로 바라본 세상’ 강연
“난제(難題)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문제가 안 풀릴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 비전홀.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40)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향해 청소년 275명이 일제히 질문을 쏟아냈다. 허 교수는 호암재단에서 개최한 청소년 강연회에 ‘수학으로 바라본 세상’을 주제로 얘기를 풀어냈다.
강연을 직접 듣고 싶어 전국에서 선착순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객석을 가득 메웠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과 유튜브 생중계에도 1000여명이 모였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허 교수를 보기 위해 예년보다 많은 신청이 몰렸다”고 전했다.
반팔에 면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허 교수는 “난제를 푸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가볍게 웃었다. 이어 “그냥 고민하는 것 자체가 중요할 때도 있다. 어떤 분야라도 모든 지식을 습득하고 정통해야만 난제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린 아마 은퇴할 때까지 어떤 문제에도 손을 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버섯, 조약돌, 물방울 등이 6개씩 표현된 사진을 차례로 나열했다. 그러면서 “이 사진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달리’로 만들어낸 것인데, 여섯 개라는 개념을 AI가 구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달리라는 친구는 버섯 한 개는 잘 그려줘요. 멋진 추상화나 유화도 뚝딱 만들어주죠. 하지만 ‘여섯을 센다’는, 우리에겐 아주 쉬운 일을 잘 못해요. 만약 여섯을 셀 수 있다면 여러분은 지적인 자신감을 가져도 됩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강연이 끝난 뒤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느냐’ ‘수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허 교수는 “솔직히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근원적 이유는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수학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래서 너무 일찍 수학을 내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지만 순수학문이라는 점이 고민된다는 한 학생에게 “미래라는 ‘미지수’에 대해 너무 계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무슨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미래를 걱정하는 게 도움이 된 경우도 드물었다”고 했다. 또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루에 하나씩 하는 게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수학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크겠지만, 수학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선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도록 스스로의 마음을 잘 보살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수학을 공부하면서 건강한 마음을 잘 지켜주셨으면 해요”라고 마무리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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