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폰 게임, 어학 대리수강…삼성 ‘자잘한 부정’ 잡는다

최은경 2023. 8. 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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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 속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가운데 임직원 근무 기강 잡기에 나섰다. 근무시간 중 게임, 복지 포인트 부정 사용 등 부정행위 단속에 나서면서다.

1일 삼성 안팎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피플팀(인사팀) 명의로 반도체(DS)부문 모든 임직원에게 ‘근무 기강 확립’을 당부하는 e메일이 발송했다. 피플팀은 ‘삼성인 우리 함께 지켜요’라는 제목의 메일에서 성희롱‧근태‧복리후생 부정 등과 관련한 주요 사례와 징계 결과를 제시하면서 사고 예방에 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과거 삼성은 ‘삼성인, 이러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비슷한 형식의 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한 바 있다. 이후 개별적으로 부정행위를 적발하다 이번에 전체 메일을 발송한 것이다. 이 같은 메시지는 거의 10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e메일에 따르면 부정행위는 다양하게 이뤄졌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사는 직원 A씨는 출근 시 화성사업장에 사원증을 찍은 뒤 근무지인 기흥사업장으로 이동해 양쪽 사업장에서 모두 근무한 것처럼 근무시간을 과다 반영했다. B씨는 3개월 동안 80여 회(40시간)의 근태 부정을 저질렀다.

직원 C씨는 근무시간 중 본인 차량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회사 밖 병원을 다녀왔음에도 제외 시간을 입력하지 않고, 피트니스 이용으로 자동 반영된 제외 시간을 임의로 삭제하는 등 3개월 동안 120회(70시간) 근태 관련 부정행위를 했다. 이들은 모두 부당 이익금을 회수당하고, 인사 조치를 당했다.

복지 포인트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직원 D씨는 지난해 말부터 여가 포인트로 테마파크 상품을 구입한 뒤 중고 사이트에 재판매하거나 주말 현장 판매로 수백만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 직원 E씨는 사내 어학 과정을 신청한 뒤 어학 과정의 등록 번호를 자녀의 번호로 변경해 대리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이 역시 사규 위반 사항으로 회사는 D씨의 부당 이익금을 환수하고, 테마파크 신청을 금지했다. E씨에게는인사 조치와 함께 어학 과정 신청 금지의 징계를 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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