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 소주 나오나...식당·마트서 ‘술값 할인’ 가능해진다

국세청 “소매점, 주류 할인 판매 가능” 유권해석
술값 인하 경쟁 유도…술 소비 늘어날까 우려도

(매경DB)

앞으로 음식점과 마트에서 술을 더 저렴한 값으로 살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은 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한국주류수입협회 등 주류 단체에 음식점과 마트 등 소매업자가 구입가격 이하로 술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보냈다. 소매점의 술값 할인을 유도해 물가 안정을 꾀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국세청은 그동안 주류 소매업자가 주류를 실제 구입 가격 이하로 팔 수 없도록 했다. 식당 주인이 주류 도매업자에게 소주를 한 병당 2000원에 사 왔다면, 실제 판매가도 2000원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매업자가 술값을 구입 가격보다 지나치게 싸게 판매하고 그 손실을 공급업자로부터 보전받는 방식의 편법 거래를 막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번 안내문을 통해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술 덤핑 판매, 거래처에 할인 비용 전가 등을 제외한 정상적인 소매점의 주류 할인 판매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주류 할인을 유도해 물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주류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식당, 마트 등에서 술값을 경쟁적으로 할인해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점이 홍보와 고객 확보를 위해 2000원에 공급받은 맥주를 2000원, 혹은 더 싼 가격에 판매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5000∼6000원 수준으로 올라간 음식점 술값이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술값 인하 경쟁에 불이 붙으면 국민들의 과도한 술 소비 문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월 28일 국세청이 공개한 ‘2023년 2분기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주류출고량은 전년도(310만㎘ ) 대비 5.6% 증가한 327만4000㎘로 집계됐다.

실제 주류 가격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대부분의 식당이 이미 구입 가격에 상당한 이윤을 붙여 술을 판매하고 있기에 할인이 되더라도 곧바로 술값 인하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