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 이차전지, 제2의 반도체 될 수 있나
역대 최대 실적 불구 이익률은 최대 10%
높은 원가 비중+공급가 제약 영향
반도체처럼 고부가가치 어려워
글로벌 경쟁도 갈수록 격화
K배터리 기업들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차전지 기업들의 수익률은 여전히 최대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이차전지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치솟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수익률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전세계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세계 최대 배터리셀 기업인 CATL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 집계 결과 CATL은 지난 2분기 매출 1002억1000만 위안(약 17조8814억원), 영업이익은 108억9000만 위안(약1조94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63%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10.8%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라며 “전세계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데다 리튬 등 주요 광물의 가격이 안정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기업 영업이익률 높아야 10%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배터리셀 기업들도 지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1위 배터리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8조774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은 4619억원을 나타냈다. 북미 시장 판매 증가로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5.2%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미국의 세금 공제(tax credit)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4.0%로 떨어진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2% 증가한 5조8406억원, 영업이익률은 4.9% 증가한 45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국내 배터리셀 3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7.7%를 나타냈다.
SK온은 2분기 매출액 3조6961억원, 영업손실 1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86.9%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손실폭도 2132억원 줄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밸류체인의 가장 앞단에 서 있는 배터리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10% 초반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나증권은 CATL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이 10.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9.6%였으며 그 전년도는 13.8%였다. 국내 배터리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도 CATL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업계에서도 전기차 배터리의 사업 구조상 반도체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주요 광물의 원가에 연동해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 국내 배터리셀 기업 관계자는 “주요 광물이 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전기차 기업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셀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도 높은 이익률을 예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원가 및 공급가의 이중 압박을 받고 있어 높은 마진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달 공개된 에코프로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잠정매출액은 2조132억2600만원, 잠정 영업이익은 1664억2300만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2.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2%다. 에코프로는 3일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한다.
반면, 배터리와 곧잘 비교되는 반도체의 경우 업황에 따라 30~40%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기도 한다. 전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 2분기 업황 부진에도 4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은 더욱 격화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나 현재 북미를 제외한 유럽과 중국의 경우 성장 둔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7일 실적발표에서 “재고 수준이 다소 높은 유럽의 일부 주요 고객들이 제품 구매 시기를 4분기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3분기 매출은 2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수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3년 가까이 고성장을 지속해오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보다도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배터리셀 기업들은 성장성이 높은 북미 시장 확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미 CATL은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주력하고 있다. SNE리서치 조사 결과 올해 5월까지 전세계 배터리셀 시장에서 CATL은 36%의 시장 점유율로 전년 동기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