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한·미·일 정상회담 뒤 방류할 듯…기시다 막판 설득전"
일본이 오는 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후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내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정중하게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 윤 대통령의 입장을 존중해 "(오염수) 방류는 한·일 회담을 마친 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한국 야당이 오염수 방류에 계속 반대하며 정권에 타격을 주려 하는 상황에서 "(일본이) 윤 대통령의 면목은 가능한 한 지켜주는 것이 좋다"고 요미우리에 말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여름 중"에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는 원칙에 변함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따라서 오염수 방류 시작은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 이후인 8월 하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태평양 14개 섬나라에 친서"
일본 정부는 막바지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외무성은 지난 31일 태평양 섬나라 14개국에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기시다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친서에서 방류 반대를 입장을 밝혀 온 섬나라들에 "사람의 건강이나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형태로의 방류는 하지 않는다"며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외무성은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들과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6회에 걸쳐 진행한 전문가 회의 내용을 담은 영문 회의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회의록에서 PIF 전문가는 일본의 오염수 표본 추출이 "양과 질 측면에서 불충분하다"며 "일본 측은 모든 오염수 저장시설에서 표본을 추출하고 분석해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방류되는 모든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는 도쿄전력과 제삼자에 의해 측정되며, 결과는 방류 전에 공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각료들은 원전 주변 어민들을 만나 '소문(풍평)' 피해 대책을 설명하는 등 전방위적인 설득을 벌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도 어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8월 중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坂本雅信)) 회장과 면담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애초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사카모토 회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어업 관계자들이 방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자 면담을 미룬 상태다. 대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이 현지를 돌며 계속 설득하고 있다.
스위스도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철폐
유럽연합(EU)에 이어 스위스도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시행해 온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철폐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바움 주일 스위스대사는 전날 우치보리 마사오(内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오는 15일부터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를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앞서 EU는 기시다 총리가 유럽을 방문한 지난달 13일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3일부로 규제가 철폐되면 EU가 후쿠시마현 생선과 버섯, 미야기(宮城)현 죽순 등 10개 지역의 식품을 수입할 때 요구했던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게 된다.
스위스가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철폐하면 규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등 10개 국가·지역으로 줄어든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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