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며 전기·가스 파는데…한은 "기업 탐욕 인플레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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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기업 이윤 증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1일 블로그에 게재한 '기업이윤과 인플레이션: 주요국과의 비교'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물가가 상승한 데에는 수입물가가 큰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기업의 영업 잉여 영향은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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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기업 이윤 증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이 적자를 보면서도 낮은 가격에 전기·가스를 공급했고, 정부 노력 아래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분담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은이 1일 블로그에 게재한 '기업이윤과 인플레이션: 주요국과의 비교'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물가가 상승한 데에는 수입물가가 큰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기업의 영업 잉여 영향은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로지역을 중심으로 기업 이윤의 증가가 물가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 이윤 증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현상은 탐욕 의한 인플레이션이란 의미의 '그리드플레이션'으로 불린다.
한은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영업 잉여가 소비자 물가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는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에 기여한 추이를 살펴보면 미국과 유로지역은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상당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에서 그리드플레이션이 크지 않았던 것은 미국, 유럽에 비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을 적게 받아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기업의 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로지역은 팬데믹 시기에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기업이 가격을 상당폭 인상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인상폭이 유로지역에 비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특히 한전, 가스공사 등이 포함된 전기·가스·수도업의 영업 잉여 기여도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낸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도 한전 등 공기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가격인상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전기·가스·수도업을 제외하고 보면, 지난해 물가 상승에 대한 기업이윤의 영향이 플러스로 나타나지만 이 경우에도 지난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에 대한 영업 잉여의 기여도는 미국, 유로지역에 비해 크게 낮다.
블로그를 작성한 장병훈 한은 물가동향팀 과장은 "정책당국의 물가안정 노력과 더불어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임금 및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고통을 분담함으로써 이차효과의 확산이 제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전,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이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점에 비춰볼 때 공공부문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상당히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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