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는 불법의 고유명사?… 인강 훔쳐 공유하는 ‘누누스터디’ 등장

전성필 2023. 8. 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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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의'(인강) 영상을 불법적으로 공유하는 '누누스터디' 채널이 등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을 공유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누누티비'의 이름을 땄다.

텔레그램 채널 '누누스터디'에는 1일 학원가 인강 영상을 해킹해 공유한다는 공지 글이 올라와 있다.

심지어 "누누스터디 구독자가 5000명을 달성하면 메가스터디와 시대인재 등의 영상을 원본에 가까운 상태로 추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공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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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으로 인터넷 강의 영상을 공유하는 텔래그램 채널 '누누스터디'가 등장했다. 해달 채널에서는 '1타 강사'의 강의 영상을 공유하는가 하면 교재까지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누누스터디' 텔레그램 채널 화면 캡처.

‘인터넷 강의’(인강) 영상을 불법적으로 공유하는 ‘누누스터디’ 채널이 등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을 공유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누누티비’의 이름을 땄다. 영화, 예능 등에 집중되었던 콘텐츠 불법 공유가 학원가까지 덮치면서 다시 한번 콘텐츠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누누’가 불법 공유의 대명사처럼 쓰이며 유사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당국이 적극적으로 차단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텔레그램 채널 ‘누누스터디’에는 1일 학원가 인강 영상을 해킹해 공유한다는 공지 글이 올라와 있다. 이 채널에는 텔레그램 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학원가 ‘1타 강사’의 ‘샘플 강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채널을 생성한 날짜는 지난달 10일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입시학원 ’시대인재’를 해킹했다면서 해킹한 사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휴대전화번호를 텍스트 파일로 공유하기도 했다. 운영자는 시대인재 가입자 전체 개인정보를 해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시대인재 리클래스 가입자 전부 다 털었다. 보안이 허술해서 인증번호가 API로 넘어온다. 추가 공개 예정은 없고 일부만 공개했다. 영상은 상위 방에 공개할 예정이다. 신상 정보를 뿌린 건 해킹 증명용”이라고 했다. 맛보기 영상을 보여줘 영상 해킹에 대한 신빙성을 더한 뒤에 나머지 영상을 유료로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운영자는 인강용 교재 PDF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도 게재했다. 심지어 “누누스터디 구독자가 5000명을 달성하면 메가스터디와 시대인재 등의 영상을 원본에 가까운 상태로 추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공유하겠다”고 했다. 이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그동안 인강 관련 자료는 음지에서 공유됐다. 이른바 ‘어둠의 인강’ 영상 파일을 토렌트와 같은 다운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적으로 퍼날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텔레그램이 불법 유통 경로로 자리를 잡았다. 텔레그램은 한국 수사기관의 서버 추적이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다. 불법적 행위에 활용된 증거가 있어 수사 협조를 받으려고 해도 텔레그램 측이 거부하면 마땅한 수단이 없다. 이런 탓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도 텔레그램을 통해 사이트 운영 관련 공지를 하곤 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실질적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당국의 빠른 조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누누티비 운영에 따른 콘텐츠 업계 피해액은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강은 학원들의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업계에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즉시 접속 차단 등의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외교 당국이 국제 공조에 나서 적극적으로 ‘뿌리 뽑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통위, 방심위 등이 협력해 고강도 접속 차단책을 내놓으면서 뒤늦게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교육부, 과기정통부, 외교부 등 주무부처가 사태의 심각성을 빠르게 인지하고 대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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