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웹툰 산업 진출에 대응 필요…한국벤처창업학회, 디지털 콘텐츠 전략 세미나 개최
한국벤처창업학회(회장 신진오)가 ‘디지털 콘텐츠 전략 세미나 - 웹툰 산업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31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경영학과 법학 학자들과 산업 전문가, 현업 대표 등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웹툰 산업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K-콘텐츠로서의 웹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안들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첫 발제는 ‘OSMU/OTT 부상에 따른 웹툰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상명대 최영근 교수가 맡았다. 최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과 글로벌 기존 고객을 바탕으로 K-웹툰 IP를 독점하게 될 경우, OSMU 사업의 부가가치도 해외로 유출될 수 있고 국내 창작자들도 거래 시 협상 열위에 따라 수익성 저하를 겪게 될 수 있는데 이는 곧 국가 경제적 손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의한 K-웹툰 식민지화를 막기 위해 국내 웹툰 플랫폼이 ‘웹툰 마켓메이커’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웹툰 플랫폼의 역량 강화 측면에서 재무역량 확충과 인지도 상승을 위해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들이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무한 경쟁 환경에서 K-웹툰 IP를 지키고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웹툰IP를 기반으로 한 부가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기업공개(IPO)는 인지도 상승을 통한 잠재고객 마케팅, 인재확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웹툰진출에 대응하는 국내 웹툰 산업의 전략’ 발제를 진행한 가천대 전성민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의 형성과 진화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게임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것처럼, 웹툰 산업에서도 막대한 수수료를 가져갈 것이다”라고 전망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웹툰 산업 진출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전 교수는 “국내 웹툰 플랫폼의 ‘기다리면 무료’, ‘24시간마다 무료’ 등의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이용자들의 플랫폼 유입 및 작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창작자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현재 웹툰 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웹툰 플랫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의에는 한양대 강형구 교수, 경찰대 정혜련 교수, 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 크로스픽쳐스 김현우 대표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한양대 강형구 교수는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다양한 전략과 인수합병을 통해 통합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하며 “애플의 경우 인수합병과 다양화 전략을 통해 넓은 범위의 콘텐츠 생태계를 이미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전략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기존의 대기업들이 외부 자본 시장의 실패와 불완전함 때문에 내부 자본 시장을 구축하며 대기업 그룹을 형성한 것과 유사하게 플랫폼 기업들도 외부 데이터 시장의 실패와 불완전함을 극복하고자 내부 데이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이 M&A 전략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지금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M&A가 활성화돼야 할 때다”라고 제언했다.
플랫폼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일률적으로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한 경찰대 정혜련 교수는 “특정 산업의 구조적인 데이터 수집을 기반으로 입법 및 개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또한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호응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저작권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하지 못하고, 저작권을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우려하며 “저작권 유동화와 관련된 법제도를 마련하게 된다면, 새로운 사업모델이 출현하고 창작활동을 촉진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은 “웹툰 산업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기업을 분리해 단순하게 기업적 이익집단으로 분류하는 것은 웹툰 산업의 지속성장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웹툰 표준계약서가 당사자들의 상호적인 보호를 기반으로 계약방식과 조건에 대한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MG(Minimum Guarantee)와 관련해 “대다수의 경우에서 MG가 실질적으로 유용하고 합리적인 형태로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G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조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사내맞선’ 등 웹툰 기반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을 견인한 크로스픽쳐스 김현우 대표는 “글로벌 OSMU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 한국 웹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프로듀서로서 산업성장의 기회와 동시에 위협요인도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원소스 멀티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로 일컫는 양국 문화 영역의 합작이 심화됨에 따라 국내 웹툰 플랫폼이 글로벌에 진출하고 발전하는 것은 국내 영상 사업자에게도 협상력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웹툰 플랫폼에서 2차적 사업에 대한 부분까지 시스템화하면 사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토론의 좌장을 담당한 서울대 유병준 교수는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온 국내 콘텐츠 기업들에게 정부가 조금만 지원한다면, 세계를 제패할 기업들이 탄생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진 기자 peng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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