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월 퇴진론' 확산에…국민의힘 "분열 대비" 촉각
與 일각선 '공천·본선 경쟁력' 등 고리로 '계파 갈등'
분출된 것 예상도…"李, 배후에서 활동하려 할 수도"
"'野 분열' 불가능하지 않아…시나리오별 전략 필요"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월 퇴진설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내년 총선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 사퇴 혹은 민주당 분열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대응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10월 퇴진설'을 처음 공개 언급했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측 핵심 관계자도 '맞다'고 인정했다"며 "지난 금요일(7월 28일) 민주당 관계자가 저한테 얘기를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제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까 한 30분 있다가 다시 저한테 와 팔을 붙잡고 '진짜다, 이렇게 논의가 진행 됐었다'라며 자세히 얘기해 주더라"며 "논의 과정의 여러 가지 얘기, 김두관 이름 뿐 아니라 'A B 의원이 논의를 주도적으로 했다'고까지 얘기를 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재명 쪽 핵심 관계자도 연락을 해 저에게 물어보다가 '맞다'(고 해) 제가 더 확신을 했다"고 밝혔다.
10월 경에는 이 대표가 퇴진하고 김두관 의원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소위 '10월 퇴진론'이 여의도를 달구자 국민의힘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전부터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는 일관되게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며 "이 대표 체제는 안 된다고 하는 비명계 내지는 비주류의 거센 반격"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아예 '10월 퇴진설'을 상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 근거로는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20%대까지 떨어지는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29%로 집계됐다. 당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한 건 지난 3월 셋째 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의 계파 갈등이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닌 만큼 분열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해왔다. 최근 당 쇄신을 위해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할 뿐 아니라 각종 설화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당내 분열이 고조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져 궁극적으로 분열은 피할 수 없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퇴진설이) 민주당 내에서 없는 얘기가 그냥 나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이 대표 머릿속에는 대표직을 지키면서 모든 공천권을 다 행사하느냐 아니면 쫓겨나면서 하나도 못 하느냐. 아니면 적당하게 물러나면서 일부라도 내 공천권을 챙기느냐. 아마 이게 머릿속에 복잡하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셈이 굉장히 빠른 사람인데 무리하게 베팅을 해서 하나의 공천권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쫓겨나기보다는 후임을 어느 정도 만들어 놓고 자신의 공천권 일부를 확보하면서 배후에서 활동하려고 하실 것 같다"고 예측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다른 당 이야기라 쉽게 얘기할 순 없지만,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 유쾌한 결별 같은 이야기가 나왔고, 10월 퇴진설까지 나온걸 보면 진짜 뭔가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만약 이 대표의 퇴진과 분열이 현실화 된다면 문제는 민주당 공천과 새 세력의 확장성인데 총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수습과 재정비를 한꺼번에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국민의힘 내에서 10월 퇴진론을 자극하는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와 맞붙었던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별다른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점과 이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 등을 부각시키며 간접적인 공세에 나서는 중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쌍방울그룹의 사외이사진에는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장이었던 이태형, 경기도 고문 변호사 김인숙, 이재명 지키기 범대위 공동대표 장영달 등 친명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시도가 사법방해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일각에선 10월이 아닐지라도 이 대표의 퇴진론이 현실화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이 만약 갈라진다면 분당된 당이나 제3지대로 몰리면서 세력화가 진행될 텐데 이들에게서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선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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