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억5000만개 크기 빙하 녹았다…과학자 '극단기후' 경악
올여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학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31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미국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의 과학자 클라우디아 테발디는 “이번 여름 일부 기후변화 현상들은 너무나 비정상적이어서 과학계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오랫동안 예상은 했지만 올해 특히 매우 극단적이고 이례적인 (기후) 현상에 놀랐다”고 말했다.
WP는 기록적인 폭염이 미국과 유럽 등 지구 북반구를 달구고 있을 뿐 아니라 북대서양의 수온도 상승시켰다고 전했다. 또 남극 대륙의 얼음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제도부터 뉴펀들랜드 해안까지 북대서양의 7월 해수면 온도는 지난달 평균보다 섭씨 10도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름의 형성 범위가 줄고 사하라 사막 분진의 영향이 없었기 때문이란 추론이 나오지만 과학자들은 북대서양 온도가 갑자기 오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해양학자 그레고리 존슨은 WP에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상승을 엘니뇨(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현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6월과 7월 해수면 평균 온도는 지난해 여름보다 섭씨 0.25도 상승했다. 지구 해수면 온도가 이산화탄소 배출 등으로 지난 10년 동안 섭씨 0.15도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0.25도는 엄청난 수치다.
한편 북반구와 달리 겨울에 접어든 남극 대륙은 해빙의 크기가 지난 2월 1979년 관측 이래 최소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30일 CNN은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를 인용해 “현재 남극의 겨울 해빙 규모가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소치보다 160만㎢ 정도 작은 상태”라고 밝혔다. 축구장 2억5000만개 넓이 빙하가 사라진 것이다.
수온이 높아지며 산호초들의 집단폐사도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산호복원재단은 최근 마이애미 남부 해상의 솜브레 지역에서 산호초가 100%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WP는 “이런 지구 온난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산호초 소멸과 빙하 감소에 따른 광범위한 해수면 상승, 아마존 열대우림 같은 중요한 생태계 소멸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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