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스케일 확장, 오히려 재미 반감…인기 드라마 시즌2의 딜레마 [D:방송 뷰]
전 시즌만 못한 평가
시즌을 거듭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시즌제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보편적인 방식이 되고 있다. 인기를 얻으면, 그다음 이야기를 통해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하면서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시즌제 드라마들이 ‘안주하지 않겠다’, ‘전 시즌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며 스케일을 키우곤 한다. 그러나 섣부른 시도는 오히려 전 시즌의 개성을 지우며 오히려 실망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와 ‘경이로운 소문: 카운터 펀치’(이하 ‘경이로운 소문2’)가 새 시즌으로 돌아왔다. 두 작품 모두 시즌1 당시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서사와 스케일을 모두 확장해 시즌2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기대 속 공개를 시작했으나, 두 작품 모두 반응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 ‘D.P.2’는 커진 스케일은 물론 메시지의 묵직함을 더하며 세계관 확장을 시도했으며, ‘경이로운 소문2’는 더 강력해진 악귀들로 볼거리를 강화했다.
‘경이로운 소문2’는 전 시즌 주인공 소문(조병규 분)을 비롯해 카운터들의 서사를 차근차근 풀어내며 몰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시즌2에서는 악귀들의 악행을 나열하며 그들의 강력한 힘을 조명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에 맞선 소문이 오히려 어른들의 질타를 받는 등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 통해 형성한 공감대가 후반부 카운터들의 활약을 극대화하는 장치가 되곤 했다면, 볼거리가 늘어난 시즌2는 되려 ‘유치하다’라는 평이 나올 만큼 전개가 빈약했다.
‘D.P.2’ 또한 메시지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시즌1에서 보여줬던 리얼리티와 공감대가 약화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전 시즌에서는 탈영병들의 현실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군대 내 폭력 또는 부조리를 어렵지 않게 체감케 하며 분노를 유발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국가는 무엇을 했나’라는 다소 폭넓은 질문을 던지게 되며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최전방 GP로, 안준호(정해인 분)의 탈영으로 서사가 다양해지는데, 이때 안준호가 마치 히어로처럼 활약을 하는 등 비현실적인 묘사와 표현들이 일부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했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이것이 오히려 빈틈을 만들어 ‘D.P.’만의 색깔을 잃게 한 것이다.
물론 전 시즌의 인기를 바탕 삼아 이어지는 것이 시즌제 드라마인 만큼, 믿고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스케일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은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과정에서, 대중성을 강조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
다만 해외 로케이션으로 이국적 풍경 담아내고 더욱 강력해진 적들과 맞서는 한편,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해외 취업 사기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단번에 높인 ‘모범택시2’의 긍정적 사례와 비교하면 무작정 스케일만 강조한 ‘경이로운 소문2’의 선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3까지 방송되며 사랑을 받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는 초라한 시골병원 돌담병원에서 외상센터로 규모를 키워나가면서도 병원 내 현실에 대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서사를 확장한 바 있다. 무리한 시도가 아닌, 영리한 확장이 되기 위해서는 더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서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경이로운 소문2’의 유준상은 제작발표회에서 “시즌7까지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준상은 물론, 너도나도 ‘다음 시즌’을 외치고 있지만, 콘텐츠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새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동시에 장르 또한 그만큼 다양해지면서 인기 캐릭터, 설정을 활용해 장르적 쾌감을 강조하는 시도는 더욱 단순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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