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2차전지 등 미래사업 속도 [CEO초대석]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HMM, 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등 굵직한 M&A마다 인수 후보로 거론 되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동원산업인데요. 오늘 CEO초대석 시간에선 동원산업의 박문서 대표 모시고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주가 얘기부터 좀 해보도록 하죠. 지난해 합병으로 동원산업이 동원그룹 지주사로 거듭난 이후에 실적이나 사업 체질 개선 등에선 나름 성과가 있었다고 하지만, 주가는 그렇지 않은 모습입니다.
시장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문서 대표] 동원산업은 작년에 순수 지주회사인 동원 엔터프라이즈를 흡수 합병해서 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 탄생했습니다. 합병 이유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신속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토대를 만들겠다는 겁니다만, 회사 주가 흐름이 저희 기대와 달라, 너무 안타깝고, 주주분들께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시장과의 신뢰와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경영을 책임진 대표이사로서 최소한의 조치를 한다는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우리 회사 주식을 사게 됐고, 다른 대표님 및 임원 분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해 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회사 주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앵커] 회사의 가치를 잘 알려서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견고한 실적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중요한 부분일 텐데요. 우선 앞으로의 실적,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박문서 대표]
네, 실적을 말씀 드리기에 앞서 회사의 구조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드리면, 통상적인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계열회사의 일정 지분을 소유하며, 경영권을 행사하는 목적으로 운영돼 주가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원산업은 상장 2개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서 직접 사업을 하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상장사라 하더라도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두 회사 모두 지분율이 70% 이상이 돼서 자회사, 손자회사로부터 사업성과가 고스란히 지주회사로 이전되어 투자 시 큰 자금의 자체 조달이 가능하며, 배당 재원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지주사 구조의 장점을 살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적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고, 그 성과가 이제 실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부문별로 보면, 그룹의 모태인 수산업이 높은 어가와 환율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고요, 주력인 식품사업도 코로나 당시 힘들었지만 최근 점차 수요가 회복돼 성장율과 수익성도 호전되고 있습니다. 캐시카우인 포장재 사업도 투자 성과가 나기 시작했고요,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는 물류사업도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악재없이 사업이 안정적으로 잘 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룹의 미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도 많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동원그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동원그룹하면 국내 1위 참치 회사라는 인식이 많은데, 어떻게 2차전지 소재 분야가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가 된 건가요?
[박문서 대표]
네, 동원그룹은 원양어선 1척을 빌려서 참치잡이 회사로 출발해 종합식품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식품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장재 사업에도 진출하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식품을 담는 주요한 포장 방법이 캔과 레토르트 파우치인데요, 관련 생산 노하우와 기술을 일찌감치 터득하게 됐습니다.
재밌는 건 2차전지 배터리도 패키징을 캔과 파우치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정밀도나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만, 꾸준히 기술 수준을 높이고 투자를 계속해서, 현재 고객사 승인절차를 마치고, 양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참치부터 시작된 2차전지 소재 사업이라,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이네요. 그렇다면 어떤 점을 동원그룹 2차전지 소재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박문서 대표] 네. 일반적으로 2차전지 소재라 하면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핵심 4대 소재가 전체 원가의 80%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20% 중에서 동원이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캔과 셀 파우치는 각각 전체 원가의 6% 정도 되고, 알루미늄을 얇게 눌러서 만든 양극박이 2% 정도 됩니다. 남들이 큰 관심을 안 갖는 분야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4가지 핵심 소재는 큰 투자가 수반돼야 하고, 사업 리스크도 큽니다. 반면 우리는 품질만 잘 나오면 큰 경쟁 없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2차전지 사업의 일정 비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생산 스케줄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차전지 캔은 아산에 대규모 최신 설비 공장을 완공했고, 고객사의 승인 절차도 완료해 올해 안에 본격 생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셀 파우치는 일본의 특정 회사가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셀 파우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제품 테스트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어서, 계획한 일정대로 고객사에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터리 3사는 한 회사와 거래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분야는 3사 모두와 거래를 할 수도 있겠네요?
[박문서 대표] 3사가 극심한 경쟁체제라 정보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아산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설비를 설치했는데요. 회사마다 파이어 월(방화벽)이 있어서, 우리회사 직원이라도 A 회사 담당은 B 회사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막을 치고 있습니다.
[앵커] 육상연어양식과 스마트 항만 하역 사업도 그룹의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준비하는 미래 신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박문서 대표]
동원그룹은 다양한 사업을 여러 회사가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자세히 보면 각자 연관사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업을 수행하면서 잘하는 부분을 계속 투자하고 발전시켜 하나의 사업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또 발전시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연쇄적 혁신, 체인 이노베이션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원양어선에서 참치를 잡아 수출하던 회사가, 참치캔을 만들어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고,식품회사를 하다 보니까 패키징과 물류 사업이 필요해 점차 업을 넓혀간 겁니다.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육상연어양식도 지금까지는 원양어선으로 잡는 어업에서 이제는 친환경적으로 기르는 어업을 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또 스마트항만 하역 사업도 기존 노동집약적 항만물류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무인자동화 항만 사업으로 발전시켜 도전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앵커] 동원그룹은 M&A로 성장한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최근 HMM 인수 후보로도 거론이 되는데요. 어느 정도 의욕을 가지고 계신가요?
[박문서 대표] 그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딜이고요. 저희가 참여할 때는 정보 보호 등 비밀유지 계약을 했기에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저희 회사 M&A 원칙과 틀 안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맥도날드나 보령바이오파마 등도 인수 검토를 하셨잖아요. 이제는 완전히 끝난 건가요?
[박문서 대표] 해당 사업은 저희 그룹과 사업 성격이 맞지 않아서 실사 도중에 저희 생각과 다르다고 판단해서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밖에 동원그룹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문서 대표] 동원그룹은 창립 첫해인 1969년에 41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30년만인 1999년에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매출 9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20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고성장을 해온 셈입니다. 동원은 주력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신사업도 착실히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쉽게 생각하는 건, 저희가 그동안 회사 성장에 집중하느라 자본시장 쪽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성실히 일해서 성과를 극대화하고, 그걸 절차에 맞게 공시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앞으로는 회사 규모에 걸맞게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저희 동원그룹에 투자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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