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사업책임자 외부 영입...배터리 업계, 끝없는 인재 확보전
SK온은 1일 최고사업책임자(CCO·Chief Commercial Officer) 직을 신설하고 자동차공조 시스템 전문업체인 한온시스템의 성민석(53·사진) 전 대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성 CCO는 자동차 업계 전문가다. 미국 포드를 거쳐 2019년부터 한온시스템 대표이사를 지냈다. SK온 측은 “성 CCO는 포드 재직 경험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온시스템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지낸 만큼, CCO 직책에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이날 CCO 산하에 마케팅, 구매, PM(프로젝트 관리) 사업 부서들을 배치하는 조직 개편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산업통자원부 1차관을 지낸 박진규 고려대 기업산학연협력센터 특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산업부 내에 손꼽히는 통상 전문가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엔솔의 박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의 핵심원자재법(CRMA) 대응을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임원·직원 레벨 가리지 않고 인재 부족
배터리 업계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데다 경쟁 환경 역시 눈코 뜰 새 없이 변화하니, 즉각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일손이 필요해서다. 에코프로는 올해 초 송호준 전 삼성SDI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업계 내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양극재 밸류체인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최근 글로벌 안전·기술센터 담당임원인 박재범 상무를 외부 영입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임원은 물론 직원급 영입도 활발하다. 경력직 채용 시장에서는 ‘배터리 업계만 사람을 뽑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각 기업 직원 수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최근 사세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SK온의 경우 2021년 말 1512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말에는 298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에너지 부문)는 9300→9904명, LG엔솔은 9564→1만1080명으로 각각 직원 수가 증가했다. 당분간 이들 배터리 업체의 인재 충원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올해 하반기부터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해 인력 양성에 나섰고, 업체가 대학과 손잡고 배터리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지만 역부족이어서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산업의 인력 부족률을 14%(2021년 말 기준·약 4000명) 선으로 보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인 드래곤HR의 박용란 대표는 “업계 속성상 배터리나 자동차 업계 유경험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배터리 경쟁사 간에는 이동이 쉽지 않다”며 “해외 기업 경험자나 컨설팅사 출신을 중심으로 구인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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