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價,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상승 무드 탈까

조인영 2023. 8. 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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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 DDR5 중심 D램 가격 반등 전망…판매·ASP 개선 기대감
낸드는 재고 많고 수요 부진 지속…메모리 전체 성적 발목 잡을 듯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규모 적자를 안겨준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에는 바닥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D램의 경우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ASP(평균판매단가)가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낸드는 회복 속도가 미미해 연말 희비가 교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D램과 낸드 가격이 8월부터 하락을 멈추고 상승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메모리 제조사들은 하반기 반도체 가격 향방은 DDR4 등 레거시(범용) 제품 보다는, DDR5 등 선단공정 제품에 달려있다고 진단한다. 가격 협상력이 약한 범용 보다는 고성능 서버 및 모바일에 투입되는 선단제품 비중이 하반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4달러로 전월과 견줘 1.47% 떨어졌다. 올 1월 1.81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26.0%나 하락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답보 상태다. 7월 가격은 3.82달러로 3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1월(4.14달러) 가격과 비교하면 7.7% 떨어졌다.

제조사들은 수요가 확실한 DDR5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수순을 단행, 이익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공급사들은 DDR5 제품 가격 가이던스를 인상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분기 DDR5 거래가격이 전분기 대비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DDR5(PC용) 가 3분기 0~5% 감소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D램 가격이 DDR5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은 주요 고객사 상황이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PC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및 프로모션 등으로 상반기 보다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의 경우 DDR5 등 신규 인터페이스 뿐 아니라 DDR4 수요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역시 PC는 기업용/게임용 PC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모바일은 플래그십 제품 중심 고용량/고성능 LPDDR5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서버는 생성형 AI향 고사양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사양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HBM3 가격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5~6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재고가 많은 범용 제품 공급을 줄이고, 차세대 D램 비중을 늘리게 되면 수익 개선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선단공정 판매 확대는 레거시 생산 하향 조정과 맞물려 선단공정 비중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CXL Memory, PS1010 E3.S, HBM3, GDDR6-AiMⓒSK하이닉스

반면 낸드에서는 D램과 같은 상승 기조를 연내 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 체제가 공고하지만 낸드는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등 다수의 공급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수급 개선을 앞당기는 데 한계가 있다. 트렌드포스는 구매처에서 재고 확대나 전략적 비축 의향이 별로 없다며, 하반기 낸드 업황은 보수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진한 낸드 사업에 삼성과 SK는 감산폭을 늘려 반등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재고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 역시 낸드 감산 규모를 5~10% 추가로 늘린다고 했다. 웨이퍼 투입부터 칩 생산까지 통상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산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D램과 낸드의 회복 시점 차이로 흑자전환 시기도 각각 다르게 전망했다. D램은 빠르면 올 3분기부터, 낸드는 내년부터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이투자증권은 "D램 부문에서는 3분기 소폭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3분기 D램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480억원, SK하이닉스 4460억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4분기부터 삼성전자의 D램 흑자(9450억원)를 예상했다. IBK투자증권도 3분기까지는 적자를 지속한 뒤 4분기 1470억원의 흑자를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HBM2가 아직은 메인이고, DDR5의 비중도 아직 서버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중반 수준이나 연말이 되면 DDR5 비중이 40% 중반까지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낸드는 재고 수준이 높고 단가가 캐시코스트(제품 한 단위당 들어가는 생산비용) 이하여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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