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승인’ 미술품·한우 조각투자 시장 열린다

8월 중 최초 ‘조각투자’ 투자계약증권 나올 듯

한우·미술품 조각투자가 이르면 8월 중 재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증권성 판단’을 받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할 조각투자업체들을 위해 투자계약증권 개정 서식을 마련하면서다. 승인받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조각투자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시장도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서식이 전면 개정된다.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한우·미술품 조각투자사업자의 투자계약증권 최초 발행이 가시화되면서 작성 기준 및 심사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행보다. 금감원은 또 투자계약증권 전담 심사팀을 운영하고 조각투자사의 공동사업 내용과 증권발행구조, 투자자 보호 체계 등을 엄격하게 심사할 방침이다.

투자계약증권이란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받는 계약상 권리다. 지난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제정 때 최초로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제출된 사례는 없었다. 금감원은 이르면 8월 조각투자사업자들이 개정된 서식에 맞춰 최초의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한우·미술품 등 5개 조각투자사업자들이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와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인 테사·서울옥션블루·투게더아트·열매컴퍼니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투자계약증권 제출이 필요한 ‘증권성’ 판단을 받고, 투자계약증권 제출을 준비해왔다.

이들 플랫폼 대부분은 투자자가 자산을 공동 구매한 뒤 업체가 자산을 재매각해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상장사와 금융사를 중심으로 발행·유통된 주식·채권 등과는 다른 양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증권성 판단 기준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 발표하는 등 투자계약증권 판단사례를 축적하고 지난 12일에는 증권성이 인정된 5개 조각투자사업자의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금감원은 조각투자사업자들의 활동 재개에 앞서 투자계약증권을 엄격히 심사할 예정이다. 또 투자자 보호 목적의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해 신규 사업자에도 도산절연 장치, 분쟁처리·피해보상 등 기존 5개 조각투자사업자에게 적용한 사업 재편 요건을 서식에 반영하도록 했다. 생소한 투자계약증권에 대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특성 및 발행 관련 30여개의 질문·답변(FAQ 성격)도 담도록 했다.

투자계약증권 공시·심사체계가 구체화되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자율기재형식에 가까웠던 투자계약증권 서식을 개정해 조각투자사업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사업자도 개정 서식에 따른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발행예정법인 등을 대상으로 오는 8월 10일 개정서식 및 향후 심사방안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