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이 주말마다 클럽으로"…세종썸머페스티벌 '그루브'

김희윤 2023. 8. 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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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개막, 4년 만의 야외 행사
막춤·디스코·DJ파티·오페라 등 야외공연 5편
챗GPT가 제안한 '그루브' 주제로
"오프시즌에 시민들에게 예술적 경험선사"

무더운 여름밤, 서울 광화문광장이 DJ 파티, 오페라, 막춤이 어우러지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세종썸머페스티벌 참가진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8월 11일부터 9월 9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야외 축제인 '세종썸머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페스티벌은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여는 야외 행사다. 축제 주제는 '그루브'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물어 정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년간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왔고,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광장이 들어섰다"며 "코로나 이후 예술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세종문화회관에 주어진 역할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사장은 "앞서 만들어진 서울광장 이후 광장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책 읽는 마당, 물놀이장, 때로는 집회에도 활용되는데 우리는 이곳 광화문 광장을 클럽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총 5편으로 안은미컴퍼니,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서울시오페라단과 함께 디제이 쿠,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등 유명 DJ, 미리 선발된 시민예술가가 흥과 리듬을 한껏 살린 춤·음악·오페라로 무대를 꾸민다.

객석 규모는 800∼900명이다. 사전 신청 관객 60%, 현장 신청 관객 40%로 채우며 모든 공연은 무료다. 야외에 설치된 무대와 객석을 거대한 클럽으로 변모시키는 공연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연의 포문은 8월11~12일 안은미컴퍼니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로 연다.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가 이끄는 안은미컴퍼니의 대표작으로, 야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은미 안은미컴퍼니 대표가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2023 세종썸머페스티벌'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안은미는 "20여명의 어르신이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도 무용수들과 순서만 익히고 '천연 자연 댄스'를 선보인다"며 "많은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함께 춤추는 것이 공연 클라이맥스인 만큼 어르신들은 물론 어린아이와 엄마들까지 3대가 함께 노는 클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월 18일에는 디스코 익스피리언스 '나랏말??미 풍악에 울려'가, 19일에는 DJ쿠(구준엽),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제이이비(J.E.B), 제트비(ZB)가 '광.놀' 무대를 선보인다. 이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뿜어냈던 열기를 DJ 파티를 통해 다시금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8월 25일에는 한여름에 패딩을 입고 즐기는 이색 공연이 찾아온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창작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선보이면서 드레스코드를 '패딩'으로 정했다. 이 공연에는 80여 명의 시민을 모집해 워크숍을 거친 후 공연에 함께할 예정이다.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이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2023 세종썸머페스티벌'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 날 패딩 점퍼를 입고 간담회에 참석한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은 "더위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나. 이왕이면 '빡세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패딩을 드레스코드로 생각했다"며 "최선을 다해 스트레스를 풀어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9월 8~9일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이 '카르멘'으로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유명 오페라 '카르멘'의 대서사를 70분으로 압축하고, 불을 이용한 퍼포먼스와 공중곡예 등 실내 극장에서는 보기 힘든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사전 모집된 120여 명의 시민이 연습·워크숍 과정을 거쳐 합창단, 무용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오페라에 대한 인식을 깨고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입에서 불이 나오는 파이어 쇼 등 평소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커스 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공연장 외에도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장소에 방석 등을 준비해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반려견을 데려오는 분들도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2023 세종썸머페스티벌'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코로나 이후 예술에 대한 요구가 달라지고 있고, 전 세계 문화예술기관이 변화된 환경에 맞춰 프로그램을 바꿔가고 있다"며 "우리도 변화된 환경에 대한 작은 실험을 광장을 통해 해보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축제는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됐던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해 창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시민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개방해 시민이 예술로 만나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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