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발 변동성 확대...코인 뛰어넘는 주식 [카오스 증시①]

이홍석 2023. 8.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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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주가 등락 폭…하루에 10% 이상 하락 빈번
시총 수십조 움직여...1시간만에 60조 사라지기도
코스피·코스닥도 요동…암호화폐 시장화 우려도
ⓒ픽사베이

최근 2차전지주들을 중심으로 주가 등락 폭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 들어 주가가 상승한 2차전지주들의 큰 움직임에 하루에도 수십조원의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사라지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올해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증시의 급등락까지 발생하면서 주가조작 의혹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역대 최고 시총 경신에도 과거의 버블이 다시 소환되는 가운데 묻지마 투자 경향도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혼돈의 주식 시장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주]

지난달 말 1주일간 국내 증시에서는 드라마틱한 상황이 발생했다.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극심한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면서 수십 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크게 움직였고 이에따라 이들이 속했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심하게 요동쳤다. 주식시장이 암호화폐 시장보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의 코인화가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각각 120만7000원과 41만9000원을 기록했다. 지난주 시작일인 24일 종가(에코프로 116만1000원·에코프로비엠 40만4500원) 수준을 회복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9만900원)도 24일 주가(9만6500원)를 거의 회복한 상태다.

올 들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다 지난달 오름세가 가팔라졌던 이들 에코프로 그룹주들은 지난 25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26일과 27일 연이틀 하락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7일 하루만에 각각 19.79%와 17.25% 떨어지면서 100만원선(종가 98만5000원)과 40만원선(종가 37만6500원)을 내주기도 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이날 하락률이 13.37%(8만7500→7만5800원)이나 됐다.

주가가 요동치면서 이들의 시가총액도 크게 움직였다. 지난달 24일 기준 약 72조원이었던 에코프로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상승세의 정점을 찍었던 25일에는 81조원을 기록했다가 이후 이틀 연속 하락으로 27일에는 64조원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변동 폭이 컸다. 31일 종가 기준으로 약 74조원으로 7월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 에코프로가 있었다면 코스피에서는 포스코가 있었다.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퓨처엠(31일 종가 52만7000원)뿐만 아니라 포스코홀딩스(64만2000원) 등 그룹주들도 25일 정점을 찍고 이틀 연속 급락하는 등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그룹 시총 100조원을 넘어선 뒤 25일 122조원으로 늘어났다가 이틀 뒤인 27일엔 105조원까지 감소했으나 다시 이틀 연속 반등하며 120조원선에 다가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하루도 아닌 1시간 여만에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동성이 나타났다. 주가가 신고점을 달성했다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60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1시간여만에 사라진 것이다.

이날 오후 12시40분에서 1시10분 사이에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은 144조8000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관련주들의 주가 급락으로 주가가 저점에 도달했던 오후 2시에는 110조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에코프로그룹도 이 시간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던 시총(99조7000억원)이 73조원까지 하락했다. 양 그룹의 시총이 1시간여만에 244조원대에서 183조원대로 60조원 넘게 빠진 것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그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2차전지 관련주들로 수급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던 터라 양 시장도 요동쳤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경우, 26일 하루 장중 변동 폭이 70포인트(고점 956.40·저점 886.14)가 넘는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났다.

이같은 롤러코스터 장세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시가 암호화폐 시장화 되고 있고 주식이 코인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한탄섞인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5월 루나·테라 코인의 가치 폭락 사태와 같은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최근 주식 시장과 같은 변동성이 잘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들을 살펴봐도 최근의 2차전지 주처럼 큰 변동 폭을 보인 코인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비트코인의 경우, 최근 한 달간 고점 대비 저점 변동 폭(업비트 기준)이 10.30%(고점 4150만원·저점 3762만6000원),이더리움은 변동 폭이 9.50%(고점 261만6000원·저점 238만9000원)로 2차전지주들에 비하면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에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뿐 아니라 짧은 기간에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동이 발생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 주나 한 달은 고사하고 하루도 아니라 1시간 여만에 고점과 저점을 기록하는 상황을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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