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만 두 번… 현대건설 복귀한 김주향 "내게 온 기회다"
5년 만에 돌아왔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24)이 도약을 꿈꾼다.
김주향은 31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랍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3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45.8%나 됐다. 팀의 세트 스코어 3-0(25-21, 25-16, 25-19) 승리에 기여했다. 현대건설은 2연승으로 준결승에 선착했다.
이틀 전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주향은 29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정지윤과 함께 선발로 나섰지만 6득점에 머물렀다. 공격 능력이 강한 두 선수가 동시에 나서다 보니 리시브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확실한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다. 김주향은 "다 같이 열심히 해서 승리해 기쁘다.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이겨낼 수 있어 좋았다. 지난 경기에선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서인지 리시브까지 흔들렸다. 둘 다 잘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주향은 프로 7년차다. 광주체고를 졸업하고,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미들블로커로 입단한 김주향은 신장(1m80㎝)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리고 3년차인 19~20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고예림의 보상선수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주향은 IBK기업은행에서 주전과 백업을 오갔다. 그리고 4년 만에 다시 현대건설로 가게 됐다. 이번엔 황민경의 FA 보상선수였다.
보호명단 5인 안에 들지 못했다는 건 2% 부족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보상선수로 뽑혔다는 건 주전 선수 다음 수준 기량을 지녔다는 뜻이다. 두 번이나 보상선수가 된 김주향으로선 절치부심할 수 밖에 없다.
김주향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한 만큼 보여주기 위해 자신감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는 (안될 때)물러서려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실수를 해도 더 도전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과거와 선수 구성은 달라졌다. 현미밥즈란 별명의 국가대표 트리오(김다인·이다현·정지윤)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 김주향은 "열정 넘치는 선수들이 많다. 적응하게 쉽다. 재미있게 운동하고 있다. 열정이 더 생기는 것 같다. 빠른 플레이를 많이 하는데, 세터 (김)다인이 자세나 타이밍을 계속 이야기해준다. 늦으면 늦었다고, 잘 되면 잘 됐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컵대회는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아시아쿼터로 김주향과 같은 포지션의 위파이 싯통을 선발했다. 태국 국가대표인 위파이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뛰어난 서브 리셉션과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무릎 수술을 받은 고예림도 복귀를 준비한다. 김주향으로선 또 한 번의 경쟁이 시작된다. 이번 컵대회가 김주향에겐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구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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