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새 회장 윤곽 나온다…류진 회장은 여럿 추천 받은 유력 후보자

문채석 2023. 8.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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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재가입, 8월보다는 내년 2월에 무게
재가입 후 4대그룹 총수가 회장될지도 주목

경제단체 맏형 지위를 되찾기 위해 고강도 쇄신 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이달 초 류진 풍산 회장을 39대(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회장 선임과 함께 4대그룹(삼성·SK·현대차·LG) 재가입 가능성도 커졌다.

류진 풍산 회장

1일 재계는 전경련이 아직 류 회장을 39대 회장 후보로 확정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유력 후보자로 보고 있다. 류 회장은 영어, 일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한다. 방산기업을 이끌며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굵직한 통상 성과를 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회장들은 류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 적임자라고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에게 추천했다.

이달 초 김 회장 대행은 부회장 11명(김승연 한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회장, 김준기 DB 창업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과 비공개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후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 추대할 예정이다. 이달 초 사실상 39대 회장이 가려진다는 이야기다.

현 상황에서 4대그룹 총수들 중에 전경련 회장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전경련이 비회원사 회장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 때문이다. 4대그룹 총수가 39대 전경련 회장이 되려면 이달 초 회장단 회의 전까지 "재가입해달라"는 전경련 요청 공문에 답을 해야 한다. 답을 하더라도 절차상 4대그룹 재가입 안건은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야 가결된다.

재가입 절차도 간단하지 않다. 4대그룹 모두 이사회, 내부통제 기구, 오너가(家) 및 전략기구 사전 교감 절차를 마쳐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 정관상 11인 이사 중 과반(6명) 출석+출석 이사 과반(4명)이 동의해야 전경련 재가입 안건을 가결할 수 있다. 준법감시위원회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가와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 부회장 등 핵심 의사결정자들끼리 의견 조율도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8월 재가입은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 2월 정기 총회에서 재가입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 회장 대행은 지난달 28일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행사에서 "(4대그룹 재가입) 데드라인(마감 기한)을 정해 놓지는 않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이 지난 4월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 앞서 환담하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4대그룹이 회원사로 다시 돌아오면 내년 2월에 있을 한경협 정기총회에서 4대그룹 총수 중 한명이 새 회장으로 뽑힐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적임자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전경련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지난 5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소통 프로그램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갓생한끼'에 나왔다.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이재용 회장은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거에 "전경련에 기부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경련 라이벌 대한상공회의소 24대 회장직을 내년 2월까지 수행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대그룹 총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전경련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 수준이 아니라 아예 아무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조현준 회장도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차기 회장 관련 질문에 "아니요, 아니요"라고 했다. 류 회장은 지난달 6일 전경련-게이단렌이 개최한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서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김 회장 대행이 정식으로 39대 회장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 6개월을 정해놓고 회장 대행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연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탄생될 한경협의 고문 역할을 맡을지언정 적임자를 찾아 회장 자리를 넘기고 경제단체 제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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