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시 금고 유치? 행명에 울산 넣어라"...지방은행 진땀

유제훈 2023. 8. 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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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이 하반기 본격화될 전국 34곳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전을 앞두고 진땀을 빼고 있다.

'경남은행이 울산시 제1금고를 맡으려면 은행명에 울산을 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김두겸 울산시장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기준 총예산이 약 4조3000원에 이르는 울산시의 곳간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래 26년간 BNK경남은행(1금고), NH농협은행(2금고)이 맞아왔으나, 최근 시중은행들이 지역 금고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은 미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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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이 하반기 본격화될 전국 34곳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전을 앞두고 진땀을 빼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출연금을 늘려라", "은행명(銀行名)을 바꿔라" 등 지역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주문이 늘어나면서다. 시중은행들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 시·도 금고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데 따른 영향이란 설명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울산광역시는 최근 '시 금고 지정신청 공고'를 냈다. 울산시는 오는 8일에는 관련 설명회를 열고, 이후 24~25일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공개경쟁을 통해 선정된 은행은 향후 4년간 울산시금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남은행은 이런 시점에 때아닌 은행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명에 '울산'을 포함하는 방안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어떤 방식을 적용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이 행명 변경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시 금고 선정작업에 착수한 울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이 울산시 제1금고를 맡으려면 은행명에 울산을 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김두겸 울산시장 발언이 알려지면서다.

지난해 기준 총예산이 약 4조3000원에 이르는 울산시의 곳간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래 26년간 BNK경남은행(1금고), NH농협은행(2금고)이 맞아왔으나, 최근 시중은행들이 지역 금고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은 미묘해지고 있다. 경남은행도 올 초 울산영업본부 신설 이래 처음으로 울산영업본부장의 직급을 부행장보로 승격시키는 한편, 지자체와의 협력사업 및 출연금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자매은행인 BNK부산은행도 내년 시 금고 유치전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부산 정가에서 부산은행의 지역 사회 기여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물론, KB국민·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이 물밑에서 도전을 준비 중이란 풍문이 돌면서다.

지난주 열린 부산시의회 시정질문에서도 이와 관련한 지적이 잇달았다. 한 여당 소속 시의원은 "인천시와 부산시의 1금고는 각각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인데, 협력 사업비는 4배가 차이가 난다"면서 "인천시는 경쟁을 통해 인천시민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부산시는 24년간 독점으로 인해 혹시 홀대받은 것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최근 지역 금고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시중은행의 존재를 꼽는다. 최근 들어 시중은행들은 브랜드 가치 상승, 우량 고객 확보, 수신고 확충 등의 이유로 금고 등 기관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자체는 아니지만, 광주 지역 사학인 조선대는 지난달 50년 만에 주거래은행을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에서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으로 바꿔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방금융권에선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시중은행과 경쟁이 부담스럽다. 본지가 은행연합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올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지자체에 지급한 출연금(협력사업비)은 562억여원으로 지방은행(11억원)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 금고까지 노리면서 상당히 버거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 자체가 다른 만큼 고민이 깊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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