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수렁’ 빠진 카드사…리볼빙 증가 부실뇌관 ‘경고등’

이세미 2023. 8.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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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카드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신용카드 분할 납부 서비스 중 하나인 리볼빙(revolving·이월 결제) 잔액이 1년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나는 등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코로나 특수 종료 취약차주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리볼빙 잔액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카드사별 연체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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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잔액 7조2698억원…2월 이후 최대치
저신용자·다중채무자 상환 부담 증대 신호
조달 비용 등 지출 여전…금리 인상시 악재
금융 리스크 이미지ⓒ연합뉴스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카드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신용카드 분할 납부 서비스 중 하나인 리볼빙(revolving·이월 결제) 잔액이 1년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나는 등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리볼빙 감독·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빚 수렁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리볼빙 잔액은 7조269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468억원) 대비 약 11%(7230억원) 증가해 지난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드사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9월 7조원을 돌파한 후 10개월 연속 7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리볼빙 이월잔액은 올해 1월 7조2656억원에서 2월 7조2942억원까지 불어난 후 3월 7조1197억원으로 줄었지만 4월(7조1799억원) 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태다.

리볼빙은 일정금액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을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가까워 이용 시 주의해야 한다. 이월 잔액이 누적되면 이자 부담과 동시에 개인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볼빙 잔액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고금리·고물가로 가계 상황이 어려워지자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드사들도 업황 악화에 따른 수익 개선을 위해 리볼빙을 적극 홍보하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리볼빙 금리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2.73~17.88%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리볼빙 잔액 증가세는 곧 카드사 부실의 뇌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같은 기조가 계속되면 카드사들의 연체율 상승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0%대에 머물렀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올 들어 1%대를 웃돌고 있다. 리볼빙 연체율은 2.38%로 1년 만에 0.83%포인트(p) 증가했다. 연체율이 높다는 건 카드 대금이나 카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카드사별 연체율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43%로 전년 동기 대비 0.51%p 올랐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나란히 1.16%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0.38%p, 0.36%p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연체율도 1.48%로 0.69%p 높아지며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증가와 관련해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고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건전성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등의 지출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원인 여신전문금융채(AA+·3년물) 금리는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초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악재로 남아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코로나 특수 종료 취약차주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리볼빙 잔액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카드사별 연체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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