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둘러싼 삼성전자의 SK하이닉스 추격전 '눈길'

임채현 2023. 8.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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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상승에 따라 치열해진 HBM 선두경쟁
실적 발표 컨콜에서도 '선두 업체' 강조
지난해 이어 올해 시장 점유율 변화 여부 주목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단 적층HBM3. HBM3현존 최고 용량인24GB(기가바이트)가 구현됐다.ⓒSK하이닉스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는데, 특히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이와 관련한 향후 로드맵과 투자 계획을 상세히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재고가 쌓인 DDR4 감산과 더불어 DDR5 등의 D램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고부가가치가 큰 HBM이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개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HBM은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최근 생성형 AI 시장이 고공 성장함에 따라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생성형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6배 이상 높기에 단순히 높은 수요 문제를 떠나 실제 수익성 측면에서도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 및 용량'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당사는 HBM 시장의 선두 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HBM2E도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 중"이라며 "4세대인 HBM3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고객과 협의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투자자들로부터 HBM 기술 경쟁력에 대한 질의를 연이어 받았다. SK하이닉스의 컨콜에서 주로 시장 선점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삼성전자 컨콜에서는 시장 확대 전략이나 차별화 등에 대한 질문이 주로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시장 내 메이저 공급업체로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HBM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 기가비트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고, 2024년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2세대 HBM2를 '아쿠아볼트'라는 브랜드명으로 양산한 이후 2020년에는 3세대인 HBM2E '플래시볼트'를 출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어 4세대 HBM3는 '아이스볼트'라는 이름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자사의 HBM 기술력과 관련해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6일 경 사장은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에서 "최근 삼성전자 HBM3 제품이 고객사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SK하이닉스가 앞선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5세대 제품은 HBM3E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역시 올 하반기 5세대에 해당하는 HBM3P를 출하할 예정이다. 출시는 양산에 앞서 시제품 공개 등의 형태로 진행되기에 5세대 부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한발 빠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3개 HBM 공급업체 점유율은 SK하이닉스(50%), 삼성전자(40%), 마이크론(10%) 순으로 차지했다. 올해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소폭 증가하고 삼성전자는 4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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