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LH 퇴직자 전관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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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15개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은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건축 단계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무량판이라는 구조에 대해 100%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감리사는 현역에서 은퇴하신 분들이 많아 새로운 공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을 수 있고, 시공사는 현장 단위로 직원을 채용해 충분한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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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단지 설계, 4곳은 시공 문제
원희룡 “이권 카르텔 대대적 조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15개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은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건축 단계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에서는 LH 퇴직자의 전관 특혜를 부실 공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LH는 유관 기관에 취업해 일하고 있는 전관 명단을 제출받아 수주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무량판 구조는 수평으로 무게를 지탱하는 보를 사용하지 않고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다. 무량판 구조에서는 천장을 떠받치는 기둥이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전단보강근을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 절감 효과가 커 2017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넣어야 할 철근을 덜 넣거나, 시공 과정에서 빠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발생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도 설계와 시공, 감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철근이 빠진 15개 단지 중 11개 단지는 설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나머지 4개 단지는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이한준 LH 사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무량판이라는 구조에 대해 100%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감리사는 현역에서 은퇴하신 분들이 많아 새로운 공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을 수 있고, 시공사는 현장 단위로 직원을 채용해 충분한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건설 분야의 담합 등 이권 카르텔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LH는 건설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LH 전관 명단을 제출받기로 했다. 허위로 명단을 제출한 업체는 입찰 제한이나 계약 취소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과거 관행적으로 있었던 카르텔 담합 관계와 경력자들과 유관 기업 간의 유착 관계, 그로 인한 담합과 업무 소홀 일체를 건설 분야의 척결해야 할 이권 카르텔로서 대대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며 “LH의 전관 문제를 포함해서 이권 카르텔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LH 전관 특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전관 영입 업체의 설계, 감리 단계에서 생긴 문제 때문이라며 이들 업체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검단 아파트의 설계와 감리 계약을 따낸 업체는 LH 전관이 재직 중이다.
LH는 경실련의 공익감사 청구를 적극 수용하고, 비위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 등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LH는 대한주택공사에서부터 60년 된 조직이다. 매년 은퇴하는 사람들이 건설사, 설계사, 감리사로 빠져나간다”면서도 “과거에는 설계나 시공이나 감리업체를 선정할 때 LH 직원 상당수가 들어가서 평가했지만 현재는 직원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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