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근 누락 LH 단지 15곳이라니… 다른 아파트는 괜찮나

2023. 8. 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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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기둥에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단지 15곳과 시공사 명단을 국토교통부가 31일 공개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이 철근 누락으로 밝혀지자 LH가 발주해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 단지 91곳을 전수 조사했는데 무려 16%에서 비슷한 부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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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현장. 연합뉴스


지하주차장 기둥에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단지 15곳과 시공사 명단을 국토교통부가 31일 공개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원인이 철근 누락으로 밝혀지자 LH가 발주해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 단지 91곳을 전수 조사했는데 무려 16%에서 비슷한 부실이 드러났다.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이어서 자칫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경우였다. 공기업인 LH가 지은 아파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공사가 이렇게 다반사로 벌어졌다니 충격적이다. LH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기둥이 슬래브(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를 직접 지지하는 무량판 구조는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기둥에 철근(전단 보강근)을 반드시 규정대로 넣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슬래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주민의 안전을 대놓고 위협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한준 LH 사장이 “그동안 LH는 주택에 대해서 발주만 했지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관리 부실과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자백한 셈이다.

설계 및 시공 미흡으로 철근이 빠졌다고 했는데 LH와 감리업체가 설계·시공사를 제대로 관리하고 현장을 점검했다면 부실 사례가 이렇게 무더기로 나올 수 없다. 국토부는 공언한대로 경위를 밝혀 부실 공사 책임자들을 엄중 징계하고 수사 의뢰, 고발 조치도 취해야 할 것이다. 발주, 설계, 감리, 시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도 밝혀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검단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는 ‘LH의 전관(前官) 특혜’가 원인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는데 뜬금없는 주장이라 볼 수 없다. 설계·감리·시공업체에 LH 출신이 재취업해 있는 곳이 많은데 이런 관계가 부실한 설계·감리·시공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비용을 줄이려고 부실 설계, 자재 빼먹기, 무리한 공기 단축 등을 밀어붙이고 서로 묵인해가며 이권을 주고받는 관계가 여전하다는 건 건설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LH 아파트 부실에도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이 작동했지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밝혀진 부실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할 것을 지시했는데 국토부는 조사에서 빠진 LH 단지는 물론이고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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