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文정부 '5년 부재' 특별감찰관 尹정부에 요구…여, "몰염치" 맹폭
민주 "대통령실 전면 쇄신 촉구에 따른 입장"
국힘 "전 정권 무능함에 반성 없이 내로남불"
대통령실 "관련법 따른다, 여야 추천해달라"
여당에서 야당으로 상황이 바뀐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이동관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등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했다. 지난해 초까지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몰염치의 극치"라며 성토했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잊혀졌던 특별감찰관을 민주당이 정권교체 1년여 만에 꺼내들면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친인척 비리와 부적격자 임명 등 책임자 처벌이 전혀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전면 쇄신을 촉구함에 따라 당은 특별감찰관 임명 촉구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에 대한 헌재 기각 결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자 "그것도 하나의 요소"라면서 "헌재는 법적인 부분만 따지는 것이고, 이 장관의 경우에는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벌써 자진사퇴하거나 해임을 시켰어야 할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앞서 헌재는 이 장관에 대한 민주당 주도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9명 전원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무원이다. 대통령실 소속이지만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갖고,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활동했지만, 문재인 정권에선 임명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서 "6년 내내 직무유기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무슨 낯으로 '특별감찰관 도입'을 이야기하느냐"며 "아무리 그래도 6년 내내 이어온 직무유기에 사과 한마디 없이 '자기부정'을 하는 '몰염치'를 눈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는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비리 감찰 무마' 등 숱한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며 "지금 민주당이 추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능과 부정부패에 더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비난의 목소리만 높이는 내로남불식 '염치없음' 때문"이라고 거듭 꾸짖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대해 관련 법률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이라는 자리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후보자 추천이) 와야 한다"면서 "여야와 국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지명하게 돼 있다. 법률에 따라 추천하면 지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의 특별감찰관 논쟁엔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소환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SNS에 "청와대는 가장 높은 직업의식과 윤리가 필요한 직장이자 오로지 보람으로만 보상받아야 하며, 보람의 기준은 자신이 아니라 국민에 두어야 하는 곳"이라며 "단 한 건의 금품 관련 부정비리가 없었던 청와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자신의 청와대 임기 5년 동안 '청렴했다'며 자화자찬하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금까지 민주당과 함께 가짜뉴스 공동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묻고선 "본인을 미화한 영화를 찍고, SNS를 통한 '전언 정치·광폭 행보'를 하는 게 '잊혀지고 싶다'던 말과 부합하는지,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까지 망가져야 허망하지 않을지 묻고 싶다"고 자중을 요구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내' 편향이 아닌 국민 전체를, '내' 진영이 아닌 국가 전체를 생각하며, 부정부패로 나락의 길을 걷고 있는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는 '진정한 국가 원로'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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